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악화가 신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기회와 임금 수준에 미치는 영향이 4년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15일 한국은행 오삼일 차장과 이상아 조사역이 낸 ‘고용상황 악화가 신규 대졸자에 미치는 장단기 영향’ 보고서를 보면, 졸업연도의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입사 1~2년차 연간 임금이 4.3% 낮아지고 3~4년차에도 2.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실업률(4%)은 과거 평균 실업률(3.5%)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이를 단순 대입하면 최근 대졸 취업자의 첫 연봉은 2.15%(4.3%/2) 정도 줄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신규 대졸자가 대기업에 취업할 가능성도 졸업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졸업 1~2년차에 3.5%포인트, 3~4년차에 2.3%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마찬가지로 적용하면 최근 대졸자가 2년 안에 대기업에 입사할 확률은 1.75%포인트(3.5%/2) 가량 떨어지는 셈이다.
한국노동패널(1998∼2019년)을 활용한 이번 보고서 분석결과를 대학 전공별로 보면, 인문계 졸업생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졸업연도 실업률이 1%포인트 상승하면 인문계 출신의 임금은 입사 5~6년차까지 2~6%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공계 졸업자는 1~2년차까지 5%의 임금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직업 연계성이 강한 의약·사범계열 대졸자는 실업률 상승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성별로 보면 남성의 대기업 취업 가능성은 졸업 3~4년차까지 4~6%포인트 낮아지고 임금은 입사 5~6년차까지 2~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는 실업률보다 결혼과 출산에 의해 고용상황이 좌우됐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고용상황 악화는 청년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지난해 2~12월 중 비청년층 취업자 수는 2.4% 줄어든 반면 청년층은 5.3% 감소했다. 대졸자의 하향취업은 10% 가량 급증했다. 오삼일 차장은 “시간이 흘러도 임금이 회복되지 못하는 ‘상흔효과’ 등 구조적인 문제로 연결되지 않도록 청년층 고용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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