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3월 최근경제동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진단하면서 9개월 만에 ‘실물경제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최근 수출·투자 회복이 이어지고 소비지표도 개선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3월호)’을 보면,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투자 등의 개선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용 감소폭이 축소되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내수 부진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8개월 연속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쓰지 않았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 확산세나 백신 보급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수출·투자가 최근 뚜렷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고, 그 파급 효과가 제조업 부문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는 여전히 어렵지만, 2월 이후 부진의 폭이 완화되고 있으며, 최근 (경제)전망기관들이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성장 전망도 계속 상향조정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조업일수가 사흘 적음에도 반도체·디스플레이·가전 등을 중심으로 9.5% 늘었다. 또 1월 설비투자지수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 6.2% 증가했고,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도 85로 4포인트 상승했다.
2월 소매판매의 경우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백화점 2월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5% 늘어, 정부가 판매 추이를 살펴보기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할인점 판매액도 24.2% 증가해 2015년 2월(34.8%) 이후 가장 크게 늘었고, 카드 승인액 역시 8.6% 상승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다만 김영훈 과장은 “올해 설이 2월이지만 지난해는 1월이었고, 지난해 2월 백화점·할인점 매출이 부진했던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며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 회복이라고 표현하기는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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