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환경 악화로 취업 의욕마저 상실한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족’(NEET)이 지난해 급증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국내 니트족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니트족이 전년보다 24.2%(8만5천명) 증가한 43만6천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6년 26만2천명까지 하락했던 니트족 규모는 이후 증가세로 반전했다. 이에 따라 전체 청년층(15~29살) 인구에서 니트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8%에서 2020년 4.9%로 2.1%포인트 높아졌다.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9.1%로 4년 전보다 3.9%포인트 급등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청년층 가운데 취업자와 학생을 제외한 인구를 니트족으로 분류하는데, 연구원은 비혼이면서 취업·진학 준비·육아 가사·군입대 대기 등의 상황에 해당하지 않아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으로 범위를 좁혀 조사했다. 연구원은 “최근 청년 실업률이 재상승하는 등 고용 환경이 나빠지면서 이들의 경제활동참가율도 하락해 ‘청년층의 니트족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성별로는 남성 니트족(24만5천명) 규모가 여전히 많지만 여성 니트족의 증가세가 빨라지면서 비중이 지난해 43.7%까지 올라왔다. 학력별로는 전문대졸 이상 비중이 63%로 전년(59.6%)보다 높아졌다.
니트족 가운데 수입을 목적으로 일한 경험이 없거나 일을 그만둔 지 1년 이상 되는 청년(23만8천명)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 54.6%에 달했다. 1년 이상 무직인 니트족은 2017년 6만6천명에서 2020년에 12만명으로 3년 새 82% 급증했다. 연구원은 “니트족의 증가와 장기화는 자신의 생애소득 감소를 넘어 부모세대의 부담과 사회적 비용 가중, 노동투입량 감소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직업교육과 좋은 일자리 창출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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