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수출 컨테이너 화물이 선박에 실리고 있다. 연합뉴스.
봄내음을 물씬 머금은듯 기업의 체감경기가 9년 8개월 내 최고로 달아올랐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니, 이달 전산업의 업황지수는 한달 전보다 7포인트 껑충 뛴 83으로 2011년 7월(87) 이래 가장 높았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최근 수출호조와 내수회복이 큰 영향을 줬다”면서도 “심리지표라 오버슈팅(과도한 변동)이 이뤄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업황지수가 89로 7포인트 상승했다.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1차금속이 17포인트 급등했고 유가상승으로 화학물질·제품도 12포인트나 올랐다. 반도체 관련 전자부품 가격 상승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는 5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6포인트)보다는 중소기업(+9포인트), 수출기업(+3포인트)보다는 내수기업(+11포인트)의 체감경기 개선폭이 더 컸다.
비제조업 업황도 5포인트 오른 77로 장기(2003~2020년) 평균치(74)를 2019년 12월(78) 이후 1년 3개월만에 넘어섰다. 소비심리 개선에 따른 내수회복으로 도소매업이 11포인트 급등했다. 정보통신업은 미디어콘텐츠 판권 판매와 시스템소프트웨어 수요 증가로 8포인트 올랐다. 전문·과학·기술도 광고대행 수요와 토목설계·감리 수주 증가로 10포인트 상승했다.
다음달 업황 전망도 밝다. 전산업의 업황 전망지수는 6포인트 오른 84를 기록했다. 제조업(91) 전망지수는 6포인트, 비제조업(78)은 5포인트 상승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종합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4.7포인트 상승한 101.3을 기록했다. 경제심리지수가 장기평균인 100을 넘은 건 2018년 6월(100.9) 이후 2년 9개월만이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기업과 가계 등 민간의 경제심리가 과거보다 나아진 것으로 해석한다. 김대진 팀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것으로 보기는 아직 일러 추이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5~22일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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