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29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열린 인천공항 개항 20주년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경영 사정 악화로 지난해보다 채용을 줄일 계획이다. 연합뉴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사정 악화나 기관 내홍 등으로 일부 공공기관이 올해 채용을 하지 않거나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채용을 지난해보다 확대하겠다는 정부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4일 주요 공공기관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알리오) 등에 따르면, 한국마사회와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올해 채용을 하지 않고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한국마사회와 그랜드코리아레저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입었다. 마사회 직원들은 매주 나흘만 일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마사회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1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85% 줄었고 올해 수입은 전혀 없다”며 “올해 채용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그랜드코리아레저도 지난해 영업손실 898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이 악화돼 신규 채용을 못하고 있다. 공항 이용객이 줄어든 인천공항공사나 한국공항공사는 채용은 진행하지만 규모는 줄일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70명에서 올해 40명으로 채용 인원을 줄이고, 지난해 132명을 뽑은 한국공항공사도 올해 상반기 기준 96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직원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예정된 채용을 무기한 연기했다. 엘에이치는 애초 상반기 채용형 인턴(5·6급) 150명, 하반기 채용형 인턴(5·6급) 200명, 업무직(무기계약직) 160명, 체험형 청년인턴 700명 등을 뽑을 계획이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월 공공기관 채용과 관련해 “한국판 뉴딜, 안전 강화, 코로나19 대응 등 분야를 중심으로 2만6천명 이상을 신규채용하고, 상반기 채용을 확대하는 등 취업기회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올해 공공기관 채용 인원의 45%를 상반기에 뽑아, 지난해 상반기 채용률(33%)보다 10%포인트 이상 늘릴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부 공공기관들이 채용을 하지 않거나 미루면서 이같은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편, 코레일을 비롯해 상당수 공공기관은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었지만, 채용을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이다. 코레일은 올해 정규직 1400명을 뽑을 계획으로, 상반기에는 870명 채용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지난해 영업손실이 1조2천억원에 달했지만, 퇴직자 등 자연감소분을 고려해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도 100명 채용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이밖에 한전은 정규직 1100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한수원(정규직 427명·무기계약직 5명), 한국수자원공사(정규직 365명), 한국도로공사(정규직 267명·무기계약직 47명), 한전 케이피에스(KPS·정규직 230명), 한국남동발전(정규직 152명) 등도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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