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 등 계열사의 실적 호조와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금융지주의 외형이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6일 발표한 ‘2020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을 보면, 국내 10개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우리·농협·BNK·DGB·JB·한국투자·메리츠)의 지난해 연결 기준 총자산은 2946조3천억원으로 2019년보다 317조7천억원(12.1%) 늘었다. 2019년 증가폭 560조원(27%)보다는 작지만 증가세는 유지하고 있다. 자회사별로 보면 금융투자업이 53조9천억원(21.1%)로 가장 많이 늘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이 28조4천억원(19.5%), 보험이 40조4천억원(18.2%) 늘어 뒤를 이었다. 과점경쟁체제인 은행은 2019년보다 196조3천억원(9.9%) 늘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국내 금융지주의 총자산이 국내 금융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지주 연결총자산이 국내 금융사(은행·보험·금융투자·저축은행·여신전문·상호금융 등)의 총자산 합계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8년말 38.9%에서 2019년말 45.8%, 2020년말 46.3%로 증가세다.
이는 자회사의 실적이 개선된 탓도 있지만 금융지주가 자회사 자체를 늘린 영향도 크다. 금융지주에 소속된 자회사 및 손자회사는 264개로, 지난해 243개보다 21개(8.6%) 늘었다. 특히 4대 은행지주의 자회사 편입 폭이 컸다. 케이비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등 12개 자회사를 편입해 자회사가 가장 많이 늘었고 신한금융도 네오플럭스 등 7개 자회사를 편입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도 각각 아주캐피탈 등 2개사와 더케이손해보험 1개사를 편입했다.
국외 금융기업도 활발히 인수했다. 케이비금융이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과 캄보디아 소액대출금융기관 프라삭 파이낸스를 인수해 케이비금융의 국외 법인으로 탈바꿈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국외 법인이 늘자 금융지주사에 소속된 국내외 임직원 수도 2019년보다 2만1177명 늘어 현재는 17만5319명에 달한다. 다만 8개 은행지주의 국내 점포는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면서 2019년 말 7210개에서 지난해 말 7051개로 159개 감소했다.
다만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은 15조1184억원으로 전년도보다 1154억원(0.8%) 줄었다. 보험(35.4%)과 여전사 등(23.2%), 금융투자업(7.6%) 등 주요 계열사 수익이 대체로 늘었으나 가장 큰 이익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이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를 늘리고 사모펀드 관련 비용도 지출해 1조2020억원(10.4%) 감소했기 때문이다.
은행지주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 평균치는 각각 14.63%, 13.19%, 11.93%로 금감원 규제비율(10.5%·8.5%·7%,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은 1%포인트씩 가산)을 크게 웃돌았다.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기존안보다 낮게 반영하는 바젤 3를 지난해 조기 도입한 효과다. 금융지주의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8%로 2019년 말(0.58%)과 동일한 수준이다.
금감원은 “(금융지주 순이익 감소는)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대한데다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비용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며 “금융지주 그룹 차원의 금융소비자 보호와 리스크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위기 때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의 자기자본을 유지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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