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분쟁을 벌이다가 극적인 합의에 이른 에스케이(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냈다.
분쟁 타결 이튿날인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보다 11.97% 오른 2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 시작과 동시에 초강세를 보이며 한때 28만2천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3.71(0.12%) 오른 3135.59에 마감한 것에 견줘 큰 폭의 상승세다.
엘지에너지솔루션의 모기업인 엘지화학은 전날보다 0.62% 오른 81만7천원을 기록했다. 장 마감에 가까워질수록 상승 폭이 줄었다. 에스케이이노베이션, 엘지에너지솔루션과 함께 국내 배터리 3사 체제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삼성에스디아이(SDI)는 1.21% 떨어진 65만5천원에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양쪽 합의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며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목표 주가를 높여 제시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황성현 연구원은 이날 분석 보고서에서 “시장에서 예상하던 3조~5조원에 비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양사 간)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한다”며 “유럽, 중국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배터리 소송 리스크가 소멸돼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황 연구원은 “현재 에스케이이노베이션의 시가총액에 반영된 배터리 가치가 0수준임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목표 주가를 기존 32만6천원에서 40만원으로 수정 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도 목표 주가를 높여 제시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사업 가치 반영에 있어 치명적이었던 악재가 해소됐다”며 “예상보다 낮은 합의금 규모도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유럽 지역서 대규모 수주 활동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엘지에너지솔루션에 대해선 “예상보다 낮은 합의금일지라도 현금 유입 측면에서는 긍정적일 것”이라며 “상장을 앞두고 지식재산권을 인정받은 점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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