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쏘세지 곁들여 스프처럼 즐겨요”
도시락 라면이 생산되는 모스크바 외곽도시 라멘스코예로 가는 길에도 자작나무숲 사이로 그림같은 통나무집 다차들이 군데 군데 보인다. 물론 다차의 위치나 주거시설의 질은 현재 빈부에 따라 엄청난 격차를 보이지만, 다차 문화는 분명 대중적이다. 도시락은 주말에 다차로 가는 러시아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식품이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간편성과 용기면의 휴대성이 짧건 길건 주말 여행이 필요한 러시아인들에게 환영받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러시아 국수인 랍샤와도 닮았고, 뜨거운 스프와도 비슷해 낯설지도 않다. 때로 보드카와 함께 먹는 뜨끈한 국물쯤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슈퍼마켓 등에 가면 인스턴트 스프와 함께 매장에 놓인 경우도 흔하다. 코야의 도시락 라면 생산공장 직원인 알렉세이 수히닌(34)은 “시골 친척들이 도시락의 짭짤한 맛을 무척 좋아한다”면서 “빵·쏘세지 등과 함께 스프처럼 먹는다”고 말했다. 이리나 베스코바(23)는 “10여년 전 중학생 때부터 도시락을 먹어왔다”면서 “출장갈 때 기차에서 먹기도 하고 다차에 갈 때 몇 개씩 사가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