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해영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이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와 관련 배경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이 3만1천명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 연속 늘어나다 처음으로 줄었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016년 2만1천명에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는 2만3천명,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3만4천명, 2019년 4만1천명이었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50개 공공기관은 3만1천명을 새로 채용했다. 보건의료분야 1만2천명, 작업장 안정강화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 5천명 등이다. 전년에 비하면 1만명이 줄어들 규모다. 우해영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지난해 신규 채용 감소는 2018년과 2019년에 예외적으로 많은 채용 규모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자율정원조정제도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2019년 한국엠시에스(MCS)와 한국도로공사서비스가 신설되면서 8천여명을 신규 채용한 바 있다.
채용 분류별로는 청년 신규 채용 인원이 2만2668명으로 전년보다 5030명(-18.2%)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 한국마사회 등은 청년 채용 인원이 전년 209명에서 2명으로 급감했다. 다만 전체 채용 인원 대비 청년 채용 인원 비중은 67.0%에서 73.8%로 늘었다. 여성 채용 인원은 1년 전보다 5185명(-26.5%) 줄어든 1만4399명, 장애인은 1412명 감소한 636명이었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지난해 법정 의무고용비율(3.4%)을 최초로 달성했다. 이전지역 인재는 32명 줄어든 2049명, 비수도권 지역인재는 3171명 줄어든 1만6519명이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육아휴직 사용자는 1만9615명으로 전년보다 1519명(8.4%) 증가했다. 민간 증가율(6.2%)보다 2%포인트 높았다. 특히 부모가 함께 자녀를 돌보는 맞돌봄 문화가 확산하면서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가 3240명으로 전년 대비 22.6% 늘어, 여성 사용자 증가율(6.0%)보다 높았다. 시간선택제 근무(+47.5%)와 탄력근무제(+8.5%) 사용자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증가했다.
350개 공공기관 가운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을 제외한 347개 공공기관의 부채는 544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조9000억원(3.4%)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52.4%로 5.4%포인트 낮아졌다. 공공기관 부채 규모는 공시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대치다. 당기순이익은 한전과 발전 자회사, 건강보험공단 등의 영업실적이 개선되면서 5.3조원을 기록했다. 2017년(7조3천억원) 이후 최대이며 8년 연속 흑자다.
개별 공공기관 가운데 한전과 건보공단, 석유공사 등의 영업실적 개선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강원랜드 등의 손실이 눈에 띄었다. 한전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비용을 줄여 당기순이익 2조1천억원을, 건보공단은 방역 강화로 손 씻기 등 위생 관리가 강화되면서 의료 수요가 줄어 비용을 아껴 1조6천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사용자가 줄어든 인천국제공항공사(-4천억원), 강원랜드(-3천억원) 등은 적자 전환했다. 석유공사는 유가 하락과 생산량 감소로 2조4천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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