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부양책이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9일 ‘해외경제포커스’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2019년 급감했던 미국의 대중 수입액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크게 증가하면서 금액 규모로는 무역 분쟁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올해 3월 무역적자는 744억달러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92년 1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과 무역적자는 1년 전보다 22% 넘게 늘어난 369억달러다.
한은에 따르면 미국의 대중 수입액은 전자기기 기계류, 완구, 섬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미국 재정 지출 확대에 따라 수입 수요가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 한은은 “미국 정부가 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 지출을 크게 확대하면서 수입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1단계 무역협정 체결로 미국의 대중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율이 21%에서 19%로 낮아졌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한 통상 압박 방식을 기피하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은은 “바이든 정부가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대중 압박 수단으로 관세보다 인권, 기술, 환경 이슈 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대중 수입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미국의 부양책 효과가 대중 수입 증가로 쏠린다면 바이든 정부가 받게 될 정치적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대중 수입 증가세가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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