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가격지수가 11개월 연속 오르는 등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국내 식품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식량자급률이 45.8%로 쌀을 제외한 상당수 곡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작성하는 4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0.9포인트를 기록해 지난 3월에 비해 1.7% 올랐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유엔이 24개 품목의 국제가격동향을 조사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매월 작성·발표하는 수치다. 2014~2016년 평균치가 기준치(100포인트)다. 지난해 5월 91.0포인트로 바닥을 찍고, 이후 줄곧 상승세를 보인다.
특히 설탕이 전달보다 3.9% 오른 100.0포인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브라질의 사탕수수 수확 지연과 프랑스의 냉해로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의 헤알화가 미 달러 대비 강세를 보여 가격이 올랐다.
곡물은 125.1포인트로 전월(123.6포인트)보다 1.2% 올랐고,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하면 26%가 올랐다. 옥수수는 미국 파종 면적 추정치가 예상보다 낮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미국 등의 작황 부진이 예상된 탓이 컸다. 밀은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작황 부진 우려와 함께 옥수수 가격 상승 영향이었다. 유지류와 육류는 3월보다 각각 1.8%, 1.7% 오른 162.0포인트와 101.8포인트를 기록했다. 유제품도 1.2% 상승한 118.9포인트를 보였다.
세계식량 가격 상승은 최근 국내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3% 올라 3년 8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국제 유가의 기저효과와 국내 농산물 작황 부진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국제 곡물과 구리 등 원자재 가격 상승마저 계속된다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농식품부는 “국제곡물 시장 중요 변수인 중국 곡물 수급 및 미국, 남미 등 주산지 작황 상황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 상승 등에 대해 추가 대책도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13.02(2015=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9% 올라, 39개 품목 가운데 23개가 가격이 뛰었다. 죽(외식)은 1년 전보다 7.6%가, 짜장면과 김밥은 각각 3.2%, 4.4% 상승했다. 햄버거 6.1%, 생선회(외식) 6.0%, 구내식당식사비 4.4%, 볶음밥 3.8%, 갈비탕 3.6%, 짬뽕 3.2%, 설렁탕 2.9%, 김치찌개 백반 2.8%, 떡볶이 2.8%, 칼국수 2.5%, 라면(외식) 2.5% 등도 올랐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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