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 1층 로비. <한겨레> 자료 사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권원강 전 교촌 회장이 가진 이 회사 지분은 73.1%에 이른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74.13%로 높아진다. 다른 주주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거나 경영권 분쟁을 겪을 일이 없어 보이는 수준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스티오 김흥수 대표의 지분율 또한 67.73%로 매우 높은 편이다. 자이글(코스닥 상장) 이진희 대표도 66.17%에 이르는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기업분석 전문 기관 한국시엑스(CXO)연구소가 10일 내놓은 국내 상장사 지분 보유 현황 조사 결과를 보면, 개인 주주 1인이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사례가 3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이달 6일 기준으로 2500곳을 웃도는 국내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이며, 개인 주주가 지주회사에서 50% 넘는 지분을 가진 경우는 제외했다.
티에스(TS)트릴리온 장기영 대표(64.35%), 케어젠 정용지 대표(63.55%), 유니테크노 이좌영 대표(62.39%), 린드먼아시아 김진하 대표(61.85%), 서산 염종학 최대주주(60.02%)도 지분율 60%를 넘었다. 다른 주주들의 도움 없이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제약을 받지 않을 수준이다.
개인 주주 지분 50% 이상인 34개 상장사 중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가장 큰 기업은 남양유업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9360억원의 매출을 올려 34곳 중 유일하게 외형 5천억원을 넘은 사례다. 남양유업의 최대주주는 ‘불가리스 사태’ 파장으로 지난 6일 사퇴를 선언한 홍원식 전 회장이며 51.58% 지분을 갖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53%에 이른다.
개인 주주 지분이 높다는 공통점과 달리 이사회 운영 방식에서는 극과 극이라 할 만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와토스코리아(개인 주주 송공석 대표 50.76%)와 남양유업은 오너(지배주주) 일가 중심으로 이사회를 꾸려 폐쇄적인 사례로 꼽혔다.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와토스코리아의 이사회 구성원 4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1명) 중 사내이사 3명은 송 대표와 자녀들로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양유업 이사회 6명(사내 4명, 사외 2명) 중 절반은 홍 회장을 비롯한 가족 구성원이었다.
교촌에프앤비와 풀무원은 그 반대 사례다. 교촌에프앤비 이사회 구성원 중 오너 일가는 1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풀무원의 경우 이사회 멤버 11명 중 남승우 이사회 의장(지분 51.84%) 외엔 오너 일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풀무원 이사회에선 사외이사가 7명에 이른다. 클래시스, 아모레퍼시픽, 케어젠, 미스터블루도 오너 일가의 이사회 참여 비율이 20% 아래로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들었다.
개인 주주 34명 중 작년 한 해 급여가 가장 많은 이는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으로 15억원 상당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등기임원 개인별 급여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작년까지 이 회사에서 연급여 5억원 이상을 받은 전문경영인은 1명도 없었다. 이와 달리 아모레퍼시픽에선 전문경영인인 배동현 사장의 급여(37억3700만원)가 최대주주 서경배 회장(5억3400만원)보다 훨씬 많았다. 김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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