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10일 ‘5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경제동향에서는 작년 8월 이후 8개월 만에 ‘경기 부진 완화’라고 평가했는데, 이번에는 회복으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진전된 경기 진단은 제조업과 수출 등이 주된 요인이었다. 연구원은 “소매판매와 수출,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하며 제조업은 견실한 회복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며 “수출과 설비투자도 대외수요의 개선세가 이어지며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3월 전산업생산은 5.8% 증가했고, 광공업생산이 4.7% 늘어 전월(0.9%)보다 더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4월 일평균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9.4%가 증가해, 3월 증가 폭(16.5%)보다 더 높았다. 3월 설비투자도 기계류(13.5)를 중심으로 전월(7.0%)보다 높은 9.3% 증가율을 보였다.
이같은 진단을 근거로 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올해 전망치를 3.1%로 제시한 바 있다. 올 들어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6%, 3.3%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연구원은 오는 14일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는 유지했다. 연구원은 “4월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00명 수준을 기록하며 전월보다 증가한 가운데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등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서비스업은 여전히 위축된 모습이며, 숙박·음식업점 등 대면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기저효과에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