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SKIET 시간대별 주가 그래프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제공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16조천억원 늘었다. 증가 규모가 역대 최대로 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에스케이아이이티) 공모주 청약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스케이아이이티 요인을 제외해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조짐이 있어 우려는 계속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12일 ‘2021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천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16조천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증가 규모가 2004년 관련 속보치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크다.
증가한 16조천억원 중 대부분(73%)은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었다. 기타 대출은 전월 대비 11조8천억원 늘었는데, 이 또한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최고치다. 한은은 지난달 28~29일 이뤄진 에스케이아이이티 공모주 청약을 위해 약 9조원의 기타대출이 이뤄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스케이아이이티는 청약 증거금 81조원을 끌어모으며 공모주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공모주 청약에 실패한 증거금은 반환된다. 에스케이아이이티를 위한 대출액 상당 부분은 이달 상환 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마이너스 통장 등으로 대출에 나선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은은 “에스케이아이이티 관련 기타대출은 일시적인 요인으로 상환이 이뤄지면 증가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스케이아이이티 요인(약 9조원)을 제외해도 기타대출은 지난달 약 2조원 늘었다. 한은은 암호화폐 시장 과열 영향에 대해서는 따로 자금을 추적해 확인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743조2천억원으로 한달새 4조2천억원 증가했다. 주택 입주 물량이 줄면서 증가 폭이 전월(5조7천억원)에 비해 다소 축소했다. 그런데도 여전히 동월 기준으로 증가 폭이 속보치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래 네 번째로 컸다.
가계대출 월간 증가폭은 올해 1월(7조6천억원), 2월(6조7천억원), 3월(6조5천억원)으로 조금씩 둔화했다. 그러나 지난달 에스케이아이이티 공모주 영향이 있었고, 오는 7월 전까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에 앞서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아져 증가 속도가 또 빨라질 수도 있다.
기업 대출도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늘었다. 지난달 은행 기업대출은 11조4천억원 증가했는데, 각각 중소기업이 9조5천억원, 개입사업자가 3조8천억원, 대기업이 2조원을 기록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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