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4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4.2%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조기 긴축 우려가 고개를 들자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힌 셈이다.
이억원 차관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재부 내 거시경제 금융 점검회의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으나 공급부족, 이연수요 등 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일시적 요인과 기저효과가 주요 요인”이라며 “이런 특성과 우리 경제의 강한 회복세, 견고한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할 때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미국의 높은 물가상승률과 관련해 반도체 공급난 등 공급 부족과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이연 수요 등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미국 4월 물가상승률(전년 동월대비) 급등은 중고차(20.1%), 항공료(9.6%), 에너지(25.1%) 등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가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작년 4월 16.7달러에서 지난 4월에 61.7달러로 오르는 등 국제유가의 기저효과도 있다고 기재부는 봤다.
이 차관은 “코로나19의 전개양상, 국가간 불균등한 회복속도, 지정학적 요인 등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향후 주요 경제지표가 발표되는 과정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시장 동향과 리스크 요인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필요시에는 시장안정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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