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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FTA공청회 “요식절차” 점거·몸싸움끝 중단

등록 2006-02-02 21:01

<b>빠져나가는 토론자</b> 외교통상부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청회를 열려 하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협정 체결을 반대하며 단상을 점거해 토론자들이 황급히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빠져나가는 토론자 외교통상부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청회를 열려 하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협정 체결을 반대하며 단상을 점거해 토론자들이 황급히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정부쪽 실익 강조속 농민 “우리는 들러리냐”
쌀 외에도 축산등 타격…서비스쪽도 악영향 경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논란이 정부와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노동당 등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도 가세해 협정을 둘러싼 공방이 이해관계를 가진 모든 사회 구성원들로 확산되고 있다.

한-미 협상 개시를 앞둔 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본관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 공청회’는 농민들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겪었다. 공청회 일정을 늦추고 시간대를 조정해 달라는 농민단체의 요청이 거절될 때부터 예상된 일이었다. 단상 점거와 몸싸움으로 행사는 두 차례 정회 끝에 중단됐으며, 10여명의 발표·토론자는 마이크 한번 잡아보지 못했다.

또 현장에선 “공청회가 중단되면 대통령 훈령이 규정한 협상 개시의 요건에 미달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절차적 정당성 여부는 두고두고 논쟁 거리가 될 전망이다.

협정을 둘러싼 주된 공방은 최대 피해자가 될 농축수산물 분야에서 점화했다. 농업 영향에 대한 주제 발표문을 낸 권오복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협정은 한국 농업 전반에 큰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며 “쌀을 개방에서 제외한다 해도 축산물(쇠고기·닭고기·돼지고기), 낙농제품(탈지분유), 곡물(대두·맥류), 과일(사과·포도·감귤), 채소(양파·마늘·고추) 등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농업생산 감소는 단기적(1~2년)으로 최대 1조원, 2조8천억원, 8조2천억원 등으로 평가되는데 연구결과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 다만, 권 위원은 “생산감소가 8조원대라는 주장은 품목 분류상의 심각한 오류로 지나치게 부풀려진 수치”라고 평가했다.

<b>영화인은 “스크린 사수”</b>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가 2일 오후 서울 남산 감독협회 시사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투쟁 일정 등을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영화인은 “스크린 사수”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원회’가 2일 오후 서울 남산 감독협회 시사회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투쟁 일정 등을 밝히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농민들은 무엇보다 정부의 협상 속내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이승호(46)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미국이 지난해 한국을 비롯해 스위스도 자유무역협정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꼽았지만, 스위스는 자국민의 피해를 우려해 협정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건호(49) 대한양돈협회 경기도지부 회장도 “모든 걸 다 결정해 놓고 대충 하는 공청회만 봐도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공청회에선 주로 농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였지만, 금융·통신·법률·회계·교육·의료·영화·방송 등 서비스 분야의 개방 협상도 만만치 않은 갈등의 골이 자리잡고 있다. 공청회에 참석한 서준섭 민주노동당 정책연구원은 “산업 고도화를 외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의 방향”이라며 “서비스 산업 가운데 일찍 개방을 겪은 유통산업에서 중소상인이 겪는 고통은 시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준규 대외경제연구원 미주팀장은 “서비스 자유화가 국내 서비스 산업에 피해를 준다는 주장이 존재하지만 서비스업은 현지인의 문화와 관행을 중시하는 특성 때문에 외국계에 쉽게 먹히지 않는다”며 “고도화된 외국계 할인점이 진입하면서 신세계 이마트가 성장하고 월마트는 오히려 경쟁에 뒤진 게 대표적 사례”라는 견해를 밝혔다. 산업 구조조정의 비용과 시한은 고려할 대상이지만, 구조조정의 득이 훨씬 크다는 논리다. 자유무역협정의 이해득실 평가에서 첨예한 대립을 엿보게 한다.


공청회가 중단된 뒤 전국농민연대를 비롯한 농민·시민단체 대표들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국회가 통상정책을 감독하고 이해관계자 의견을 합법적으로 반영할 통상절차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통상정책으로 인한 사회갈등 최소화를 위해선 국회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관련 법을 여야 의원 41명과 함께 공동발의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미 “농업도 예외없다”

경제단체등 체결협상엔 찬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미국의 주요 경제단체와 전문가들은 적극 찬성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농산품 일부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가 대부분이이서 협상이 결코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프랭클린 바고 전미제조업협회(NAM) 회장은 2일 “한국은 미국의 주요한 무역 파트너이며 급속하게 기술을 발전시킨 나라”라며 “협상에 열의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농업 부문에 대해서는 “보호주의적인 농업경제 때문에 한국의 소비자들이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농업 부문에서의 어떠한 예외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당시 설탕을 예외로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그런 협정에 반대할 것”이라고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윌리엄 라인시 전국대외무역위원회(NFTC) 위원장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에 찬성하지만 체결 가능성에 다소 회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이 농업·자동차·지식재산권 등에서 시장접근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라인시 위원장 역시 농업에 대한 예외를 강력히 반대했다. 그는 “이스라엘, 오스트레일리아와의 협정에서 예외를 인정한 것은 15년, 20년 전 일”이라며 “특히 농업분야에서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발비나 황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신중한 협상을 주문했다. 그는 “협상 완료 이후가 가장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협상 결과를 놓고 논란이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중간선거를 비롯해 각종 선거가 미국 안에서 이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미국 의회의 태도도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또 “농업 부문의 예외를 인정한다면 제대로 된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다”라고 말해 미국 쪽의 일치된 견해를 보였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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