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 한국은행 제공
금리 인상을 두고 한국은행의 발언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한은은 향후 기준금리를 한두 번 올려도 긴축 정책은 아니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현재 연 0.5%로 역대 최저이기 때문에 조금 올려도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은의 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지 관심이 계속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10일 ‘2021년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현재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이라 경기 상황과 금융 안정, 물가 등을 봐서 한두 번 올린다고 긴축이라고 봐야 하는지, 그것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준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소폭 점진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긴축 기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해 5월 연 0.5%까지 기준금리를 내린 후 1년째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0.25%포인트씩 두 번 올린다고 하면 1.0%인데, 이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 10월 기준금리(1.25%)보다 낮은 수준이다.
한은은 이날 금리 조정에 금융불균형 문제도 중요하게 거론했다. 보고서는 “금융불균형 누증은 장기적인 성장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급격히 늘어난 대출에 대한 금융 비용 부담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 부총재보는 “금리 조정은 경기와 물가 상황이 빠르게 호전될 경우 금융불균형 측면에서 가계부채 누증이나, 자산시장 투자가 많이 늘어나는 부분을 이전에 비해 비중있게 고려해야 한다”며 “취약한 부문에 부담이 늘어나는 부분은 다른 방법으로 보완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금리 조정의 또 다른 변수인 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많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올해 중 소비자물가는 2분기에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를 웃돌다가 하반기 중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작년보다 오름세가 상당폭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부총재보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8%로 상향 조정한 배경에 일시적이라고 보는 부분은 대체로 공급 측 요인인데, 그 부분이 커 기저 요인이 있다”며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면서 개인서비스 물가 등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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