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값이 5년만에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는 증권사의 보고서가 나왔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15일 낸 보고서에서 “원재료인 소맥과 팜유 가격 상승으로 라면 값이 올해 안에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소맥과 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7%, 71% 상승했다. 라면 1위업체 농심의 원부재료 매입액에서 이들 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한다. 국제 곡물 가격은 대개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업체의 매입가에 반영돼 라면 업체들의 원가상승 부담이 하반기에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라면 3사의 시장 점유율 고착화에 따라 경쟁이 일단락된 것도 라면값이 연내 인상될 수 있는 배경으로 꼽았다. 그동안 라면 가격은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에도 오르지 않았다. 농심의 라면값 인상은 2016년 12월, 삼양식품은 2017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오뚜기는 13년 전인 2008년 4월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가격 경쟁 속에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2010년 이전 10%에서 2018년 24%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 농심이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면서 오뚜기의 점유율은 옆걸음을 쳤다. 브랜드별 집계가 가능했던 2019년 4분기 기준 매출 상위 20개 가운데 농심은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너구리 등 절반인 10개를 차지했다. 오뚜기는 진라면, 참깨라면, 진짬뽕, 쇠고기 미역국 라면 등 4개가 20위 안에 들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나가사끼 짬뽕 등 3개, 팔도는 왕뚜껑, 비빔면, 꼬꼬면 등 3개가 순위에 올랐다.
보고서는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상승 부담에도 가격 인상은 미뤄져 라면 3사의 매출총이익률{(매출-매출원가)/매출}이 25%대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삼양식품이 수익성 높은 수출 비중을 확대해온 점을 감안하면 라면 3사의 내수 이익률 하락폭은 더 컸을 것으로 추정한다. 한유정 연구원은 “2위업체의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이 일단락되면서 라면업계의 연내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짚었다.
반면 울고 싶은 라면업계가 뺨을 내밀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서민식품’의 하나인 라면은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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