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송금·결제(페이먼트) 시장이 커지면서 빅테크의 페이먼트 사업 가치 평가도 활발하다. 최근 유상증자를 완료한 토스는 8조원대,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카카오페이는 10조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결제 분야 강자인 네이버페이(네이버파이낸셜)는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토스는 지난 23일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투자자들이 평가한 토스의 기업가치가 8조2천억원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유상증자에 1천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토스는 송금, 결제, 증권 등 여러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입자 2천만명에 지난해 3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인터넷은행에도 진출한다.
28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카카오페이는 기업가치 평가금액이 10조원 정도다. 지난 4월 공모 주관 증권사가 한국거래소 기업공시시스템에 등록했다가 삭제한 공모주 예정가가 7만3700~9만6300원이었다. 이를 적용한 기업가치는 9조8천억원에서 12조8천억원에 이른다.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송금 중심 서비스라면 네이버페이는 결제가 핵심이다. 토스는 모바일 송금 서비스에서 출발했고, 카카오페이도 거래액의 절반 이상이 송금액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네이버페이는 거래액 거의 대부분이 결제액이다. 페이먼트 기업의 주요 수익원이 결제 수수료인 점을 감안하면 네이버페이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된다. 유안타증권의 이창영 연구원은 지난 24일 보고서를 내어, 결제액·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네이버페이의 가치가 카카오페이보다 2.5배 크다고 평가했다. 네이버페이의 지난해 결제액(25조8천억원)은 카카오페이의 결제액 추정치(10조8천억원)보다 2.5배 많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결제액은 현재 수익발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향후에도 수익창출의 주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의 가치가 10조원 규모가 된다면 네이버페이는 25조원 전후로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네이버페이 평가가치는 14조1750억원, 카카오페이는 15조원으로 산출했다. 거래액에서 적정 가치를 반영하는 배수를 곱하는 방식으로 계산했다. 네이버페이의 올해 거래액 전망치는 40조5천억원, 카카오페이는 100조원이다. 카카오페이가 전체 거래액은 높지만 결제액 비중이 낮아, 배수는 네이버페이 0.35배의 절반 수준인 0.15배를 적용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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