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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외국 은행 지점은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신…한국은 거꾸로

등록 2021-07-07 14:39수정 2021-07-08 02:15

교육·업무·금융 복합공간으로 활용해 고객 관계 강화
국내는 디지털·무인화에 초점…“물리적 공간 가치 높여야”
영국 시와이비지(CYBG) 은행이 맨체스터에 세운 커뮤니티 공간 ‘비웍스(B Works)’. 아이앰 누리집(i-amonline.com) 갈무리
영국 시와이비지(CYBG) 은행이 맨체스터에 세운 커뮤니티 공간 ‘비웍스(B Works)’. 아이앰 누리집(i-amonline.com) 갈무리
영국의 시와이비지(CYBG)은행은 지난 2019년 맨체스터에 ‘비 웍스’(B Works)라는 공간을 열었다. 고객들이 은행 업무를 점점 비대면으로 처리하면서 전통적인 지점의 역할이 축소되자, 은행 지점을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설계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공유할 수 있는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시설을 운영한다. 업무·세미나 공간을 제공하며 요가 스튜디오, 이벤트 공간, 디지털 작품 제작을 위한 미디어룸 등으로 구성됐다. 시와이비지은행은 비 웍스를 금융, 교육, 비즈니스 등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혁신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스페인의 디지털은행인 이매진뱅크는 바르셀로나 중심부에 젊고 창의적인 지역 구성원들끼리 협업과 학습이 가능한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팝업매장, 영화관람 공간, 멀티미디어 공간 등으로 구성돼있고, 이곳에서 다양한 워크숍과 강연을 진행한다.

싱가포르의 디지털은행 프랭크도 젊은 인구가 몰리는 지역에 프랭크 스토어를 운영한다. 상품 판매 및 디지털서비스 체험공간, 카페 등을 마련해, 고객과 접점을 늘린다.

코로나19 이후 금융의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외국 은행들이 지점을 고객과의 소통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중이다. 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황선경 수석연구원이 낸 ‘커뮤니티 기반 공간으로 진화하는 은행 점포’ 리포트를 보면, 지역 기반의 은행 지점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동체 구성원들을 연결하는 공간으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황 수석연구원은 영국, 스페인, 싱가포르 은행들의 사례를 들며 “해외 금융사는 지점을 인적교류를 위한 장소로 활용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은행 지점은 금융교육을 하기에 적합한 장소이고, 지역 구성원들의 교류 장소로 쓰일 경우 고객 관계 유지 및 신규 고객 창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외국 금융회사들은 디지털 금융 시대에도 여전히 은행 지점의 역할에 주목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은행 지점 수는 감소 추세에 있지만 각종 고객 설문조사에서는 여전히 지점 방문을 선호한다. 은행 지점이 존속하는 이유는 복잡한 금융거래를 하는 특정 계층이 선호하고, 온라인 뱅킹의 한계를 지점이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들은 국내 은행들이 고객 감소로 지점 운영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고객이 지점의 화상상담 창구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볼 수 있는 ‘디지털데스크’를 열었다. 케이비(KB)국민은행은 인공지능(AI) 은행원의 영업점 배치, 상담 키오스크 도입을 준비 중이다.

황 수석연구원은 “국내은행은 지점을 물리적 공간으로서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에는 미흡하다”며 “은행 지점이 금융거래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지역사회 요구에 기반한 대면상담 중심의 금융교육, 강연, 행사 등 인적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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