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안양시 동안구 일대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20~30대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해 도입한 4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월상환액 부담은 줄어드는 대신 전체 이자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어 소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6일 한국금융연구원의 ‘40년 만기 모기지 상품 도입과 향후 정책과제’ 보고서를 보면 김영도 선임연구위원은 “40년 만기 모기지 상품은 월 납입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상환기간이 길어질수록 총 상환금에서 차지하는 이자상환액의 규모는 커진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40년 모기지에 가입하고 7년 뒤에 중도상환하는 소비자는 7년간 매달 꾸준히 원리금을 상환하더라도, 30년 모기지에 비해 상환되지 않은 대출원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남아 중도상환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만 39살 이하 청년과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40년 만기 고정금리인 보금자리론·적격대출을 출시했다. 금융위 설명을 보면, 시가 6억원의 주택을 구입하면서 보금자리론 3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30년 만기, 2.85%의 고정금리로 하면 월 상환액은 124만1천원이다. 이를 40년 만기, 2.90%의 고정금리로 하면 월 상환액이 105만7천원으로 줄어든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초장기 모기지 상품을 제공할 때 소비자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명확히 전달해 소비자의 정보비대칭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40년 모기지 상품은 상환 기간이 길다보니 은퇴 시점에도 상환 부담이 남을 수 있고,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은 대상 주택의 가격이 각각 6억원, 9억원이라는 제한이 있어 최근 급등한 시세에 비해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40년 모기지를 제공하되 생애주기 재무관리를 위해 은퇴 연령 이전에 맞춰 모기지 상환이 종료되도록 설계된 상품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40년 모기지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위험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대출상품이다. 그는 “초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사 입장에서는 궁극적으로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금리인상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는 의미이므로, 중장기적 위험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1980년대 미국의 저축대부조합들이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해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운용하다가 금리상승기 위기 관리에 실패한 사례,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도 언급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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