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제주시 한경면 한경농협 회의실에서 한 학생이 온라인 교육플랫폼 초록샘의 이용 방법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 제공
코로나19 감염 사태 장기화로 교육 여건이 나빠진 농촌지역 학생들이 무료 교과 수업이나 진로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온라인 플랫폼이 생긴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2일부터 농촌지역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종합 교육 플랫폼 ‘초록샘’(choroksaem.com)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초록샘은 농촌을 뜻하는 ‘초록’과 갈증을 해소해주는 ‘샘물’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샘’은 흔히 ‘선생님’을 줄여부르는 호칭이기도 하다.
전국 농촌지역에 있는 전교생 100명 이하 소규모 초·중·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그 외 교육청의 추천을 받은 학생들까지 포함해 총 15만명에게 강의를 제공한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농촌학생들의 학습 환경은 더욱 열악해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경제사정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챙겨줄 사람이 없어 교육 지원의 손길이 끊어져 있다. <교육방송>(EBS) 인터넷강의도 프리미엄 강좌는 유료여서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농협은행은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와 함께 교육지원 방안을 논의했고, 학교 교과중심 인터넷 강의와 각계 전문가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학생들의 관심사를 해결해줄 다양한 콘텐츠를 구축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학습능력이 뛰어나지만 여건이 조성돼지 않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어, 초록샘에서는 학생들이 동기부여를 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국·영·수 등 교과과정은 초등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과정까지 제공된다. 유명 교육업체의 유료 강의를 그대로 가져왔다. 이 외에 기출문제를 내려받을 수 있고, 인성·지능·적성검사도 할 수 있다. 교육 관련 뉴스 및 입시전략, 대학소개 코너도 있다. 외국어 강의는 대형 어학원에서 제공하는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강좌를 들을 수 있다. 자기계발을 위한 비교과 강의는 4차 산업, 정보기술·코딩, 악기연주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을 제공한다. 각계 분야에서 실력을 쌓은 전문가들의 특강도 마련돼 있다.
초록샘은 강의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한 멘토단이 주 1~2회 학생들의 학습 상황을 관리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 수업을 해준다. 꾸준히 출석하는 학생은 포인트를 적립해 문화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농촌학생들이 학습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뒤에도 농촌의 미래세대를 위한 학습지원 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