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온라인 명품시장의 큰손은 2030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여행·숙박에 꾸준히 돈을 썼으며, 중장년층은 배달앱·온라인동영상 구독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9~2020년 하나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세대별 온라인 소비행태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온라인 명품구매 금액은 전년보다 78% 증가했다. 50대가 104%로 가장 많이 늘었고 20대가 80% 증가했다. 30대와 40대에서도 명품구매가 각각 75%, 79% 늘었다.
명품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세대는 2030이었다. 연령대별 결제금액 비율을 보면 30대가 37.5%로 가장 많고, 20대가 27.8%로 2030세대가 65.3%에 달했다.
연구소는 “최근 자기표현과 과시욕 등이 온라인 소비에도 반영되고 있으며, 특히 2030세대의 중고명품 소비는 줄어들어, 한정판 같은 희소성을 추구하는 소비가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20대는 전기차 구매에도 아낌없이 돈을 썼다. 국내에서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는 테슬라 결제규모를 보면, 지난해 20대의 테슬라 결제금액은 2019년보다 1290% 급증했다. 다른 연령대에서는 200~500% 수준으로 증가했다.
연령대별 테슬라 결제금액 비중을 보면, 20대는 2019년 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0%로 비중이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주요 고객층은 30·40대로, 30대는 지난해 테슬라 결제금액의 49%, 50대는 30%를 차지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20대는 국내여행으로 발길을 돌렸다. 연구소가 집계한 연령대별 상위 10개 소비분야 순위를 보면, 여행·숙박 분야는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순위가 크게 하락하거나 순위 밖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20대에선 여행·숙박 결제가 2019년 5위에서 지난해 6위로 한계단 내려가는 데 그쳤다.
중장년, 노년층도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결제 습관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온라인 결제금액은 전년보다 35% 증가했는데, 60대 이상이 55%로 가장 많이 늘었고, 50대(50%)와 40대(42%)가 뒤를 이었다.
배달앱 결제금액 증가율을 보면 50대는 전년 대비 163% 늘었고, 40대와 60대 이상은 142% 증가했다. 30대 증가율(70%)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중장년, 노년층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도 늘렸다. 전연령대에서 오티티 구독 결제금액이 전년보다 100% 이상 증가한 가운데, 50대 증가율이 181%로 가장 높았고, 이어 60대 이상(166%), 40대(150%) 순이었다.
연구소는 “새로운 소비주역으로 부상한 5060의 긍정적인 디지털 소비경험 확산과 엠지(MZ)세대의 경험 추구형 소비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