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신용평가업 경쟁 촉진을 위해 기업의 요청 없어도 신용평가사가 독자적으로 기업의 신용평가를 하는 ‘무의뢰 평가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신용평가사의 이해상충 방지 강화도 추진한다.
금융위는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신용평가업 등에 대한 경쟁도 평가결과 및 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지난 6월 열린 금융산업 경쟁도 평가위원회의 평가 결과, 국내 신용평가 시장은 연간매출 1400억원 규모로 3개 회사(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오랜 기간 3분의1씩 차지해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3개 신용평가사가 전체 시장의 97.5%를 차지해 독과점 지위에 있는 상황이다.
금융위는 “경쟁도 평가위원회 논의 결과, 국내 신용평가사 시장은 소수의 사업자가 시장점유율을 균분함에 따라 (경쟁도가 낮은) 고집중시장에 해당한다”며 “제도개선을 통한 경쟁 촉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경쟁도 평가위원회는 기업의 요청이 없이도 신용평가사가 금융투자상품 및 발행사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평가결과를 투자자 등에게 제공하는 ‘무의뢰 평가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무의뢰 평가는 신규 신용평가사가 기업평가 이력을 축적할 수 있고, 신규 업체는 기존 평가사와 다른 신용등급과 평가모형 등을 내세워 다양한 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경쟁도 평가위원회는 이 외에도 신용평가사의 영업이나 마케팅 요소가 신용평가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해상충 방지 장치를 강화하고, 신용평가사에 대한 관리·감독 체제를 강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금융위는 “경쟁도 평가위원회에서 제시된 과제의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검토하고, 향후 새로운 인가방식을 시범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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