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한달간 시범 운영을 마치고 5일부터 전면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4일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방식을 통한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5일 오후 4시부터 제공된다고 발표했다.
마이데이터는 여러 회사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모아 소비 분석, 자산관리, 맞춤형 상품 추천 등을 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마이데이터 업체가 고객의 아이디·비밀번호로 로그인해 화면에 보이는 데이터를 긁어오는(스크래핑) 방식으로 서비스를 해왔지만 보안 문제로 5일 오후 4시부터는 금지된다.
앞으로는 이용자가 마이데이터 업체에 접근권한을 부여하면 업체는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허용 범위에서만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33곳이다. 은행은 케이비(KB)국민·신한은행 등 10곳, 카드사는 비씨·하나카드 등 6곳, 증권사는 미래에셋·키움증권 등 4곳이다.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 등 핀테크 업체도 10곳이 참여하고, 저축은행·상호금융·신용평가회사도 서비스를 시행한다. 5일부터 참여하지 않는 나머지 마이데이터 사업자 21개사는 시스템 개발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에 참여할 예정이다.
고객의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는 은행·보험·증권·카드·저축은행·통신사·전자금융업체 등 총 417곳이다. 은행은 예·적금 계좌 잔액, 거래내역, 대출잔액·금리 및 상환정보 등을 제공한다. 보험사는 주계약·특약사항, 보험료 납입내역 등을 제공한다. 카드사에서는 결제내역, 포인트 현황, 카드론 내역 등 정보를 받을 수 있다. 통신사의 통신료 정보, 소액결제 이용내역, 국세청의 국세 납세증명도 정보 제공 대상이다.
다만 이용자가 실제로 자기 정보를 통합 조회·이용하려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정보 제공 회사와 연결해있어야 한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별로 연결된 회사들이 다르다.
빅테크 3사인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토스를 비교하면 카카오페이는 네이버파이낸셜·토스가 연결하지 않은 보험사 10곳에서 정보를 받아온다. 반면 네이버파이낸셜과 토스는 카카오페이는 아직 하지 않는 주택금융공사·장학재단·서민금융진흥원의 대출정보를 받아온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거래하는 업체와 정보 제공 연결을 많이 한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선택할수록 질 높은 금융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금융위는 상반기 중에 지방세·관세를 포함한 납세내역, 건강보험, 공무원연금·국민연금 보험료 납부내역 등 공공정보도 제공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금융위는 “기존 스크래핑 방식보다 정보보호가 엄격해지고 조회 속도도 10배 빨라져 효과적인 자산·재무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정보 개방을 계속 추진해 데이터 기반 금융을 활성화하는 구심점이 되겠다”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