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연준 ‘긴축가속’ 신호에 새파란 증시…2600도 위협하며 ‘발작’

등록 2022-01-27 17:27수정 2022-01-27 20:32

코스피, 1년5개월 만에 최대 낙폭…시총 상위 30개 중 29개 하락
잇단 하락에 1년간 상승폭 반납 ‘약세장’ 동학개미 불안 커질 듯
27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3.50%) 내린 2614.4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 1202.8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94.75(3.50%) 내린 2614.49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5.1원 오른 1202.8원에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산이 높았던 만큼 골도 깊을까.

미국 중앙은행발 긴축 가속 신호에 국내·외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시장의 ‘긴축 발작’은 한국은 물론 주요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로 크게 풀었던 돈줄을 조이는 과정에서 수시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4.75 내린 2614.49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하락률(3.5%)은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던 2020년 8월20일(3.66%) 이후 1년5개월여 만에 최대다. 지난해 7월6일 최고점 3305.21 대비 20.89% 추락했고, 2020년 12월3일 이후 처음 2600대로 떨어졌다. 2709.24로 보합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부터 빠르게 떨어지기 시작해 장 막판에는 2600선도 위협받는 모습이었다.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 중 기아 한 종목만 빼고 모두 내렸다.

코스닥지수도 3.73%(32.86) 급락한 849.23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잇따른 하락으로 최근 1년간의 상승 폭을 반납한 뒤에도 더 밀리고 있는 양상이다.

원-달러 환율도 전일에 견줘 5.1원 오른 1202.8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일 이후 14거래일 만에 다시 1200원선이 뚫렸다. 시장 금리도 급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6.1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217%에 장을 마쳤다. 2018년 6월14일(연 2.227%) 이후 3년7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것은 간밤에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예상을 뛰어넘는 ‘긴축 행보’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발표문에서 높은 물가 상승률과 활발한 노동시장 여건을 강조하며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정면 거론했다. 또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과거처럼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릴 것인가’란 취지의 질문에 대해 “과거 인상기(2015년) 때와는 경제 여건이 다르다”고 답했다. 이에 주요 시장 분석가들은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빠르고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는 등 통화 정책 정상화 속도를 더 높일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간밤 상승하던 뉴욕 3대 지수는 파월 발언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고,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확산했다. 일본 니케이지수가 3.11% 급락한 것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78%)와 홍콩 항생지수(-1.99%)도 하락했다.

코스피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배경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수급 영향도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이 상장과 동시에 시총 2위에 등극한 엘지에너지솔루션을 대거 편입하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팔면서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이날 엘지에너지솔루션의 거래대금은 8조864억원으로 전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20조5488억원)의 39.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까지 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의 경우 최근 2년새 약세장 경험이 없거나 적은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점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세헌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증시 부담은 최소 3월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며 “2월 중순에 이번 1월 정례회의에 대한 의사록이 공개되고, 3월 정례회의가 다시 열리면서 불확실성이 하나 하나 해소되어야 반등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엘지에너지솔루션 상장에 따른 수급 불안 요인도 남아 있다. 향후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 재조정(리밸런싱), 코스피200 편입 등의 수급 이벤트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패시브 펀드 자금이 덜어내야 할 다른 대형주 등은 약세를 이어갈 수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 연준 의장의) 일부 발언 등이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필요시에는 관계기관과 미리 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조처를 선제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경락 전슬기 이정훈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한화는 왜 매년 100억짜리 불꽃을 쏠까 1.

한화는 왜 매년 100억짜리 불꽃을 쏠까

5만원 두 장 붙은 지폐 판매…일련번호 빠른 900세트는 경매로 2.

5만원 두 장 붙은 지폐 판매…일련번호 빠른 900세트는 경매로

‘쌀먹’ ‘가챠’로 망가지는 ‘게임 왕국’ 대한민국 3.

‘쌀먹’ ‘가챠’로 망가지는 ‘게임 왕국’ 대한민국

숙명여대,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교수 5명 선정 4.

숙명여대,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교수 5명 선정

앞으로의 모든 경제는 환율 이야기다 5.

앞으로의 모든 경제는 환율 이야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