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과 투자심리 위축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천억원 줄었다. 1월보다 감소폭은 축소됐지만 2004년 통계속보 작성 이후 처음으로 석달 연속 감소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전월보다 1조9천억원 줄어 2월 기준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대출금리 상승, 은행의 신용대출 한도 관리, 주식 등 투자자금 수요 둔화 등이 영향을 끼쳤다.
주택 관련 대출은 전월보다 1조8천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 및 집단대출 수요가 지속했지만 주택매매거래 둔화로 전월 증가규모(2조2천억원)보다는 다소 축소했다.
황영웅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들이 전반적으로 대출에 엄격한 태도를 보였지만 최근 일부 은행이 우대금리 적용 등으로 가계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 향후 (가계대출 변동)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2월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과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천억원 줄었다. 1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다.
주택 관련 대출은 전월보다 2조6천억원 늘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규제 확대 시행으로 2조9천억원 감소했다.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6조3천억원 증가했다. 1월 증가액(13조3천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예년 수준보다는 많다. 2017~2020년 2월 평균 증가액은 4조2천억원이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중소기업대출이 5조6천억원 늘어, 2월 기준 통계속보치 작성(2009년6월) 이후 증가 규모가 두번째로 컸다.
2월 말 은행 수신 잔액은 전월보다 25조7천억원 늘었다. 수시입출금식예금은 기업·지방자치단체의 여유자금 유입으로 21조4천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도 예금금리 상승으로 7조2천억원 늘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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