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총적립액이 지난해 300조원에 육박했다. 연간 수익률은 2%로 주가가 폭등했던 2020년보다는 다소 하락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17일 발표한 ‘2021년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295조6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0조1천억원(15.7%) 증가했다. 제도 유형별로 보면 근로자가 사전에 정해진 금액을 퇴직급여로 받는 ‘확정급여형(DB)’은 171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다. 근로자가 직접 자산을 운용하고 손익에 따라 수령액이 달라지는 확정기여형(DC)은 지난해 말 77조6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15.4% 증가했다. 근로자가 별도로 가입하는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액은 46조5천억원으로 전년보다 35.1% 증가했다. 세액공제 혜택 덕에 개인형퇴직연금 적립액은 최근 3년 연속 30%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간 운용수익률은 2%로 전년보다 0.58%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5년, 10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1.96%, 2.39%다. 적립금 가운데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2020년 1.68%에서 지난해 1.35%로,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같은 기간 10.67%에서 6.42%로 모두 하락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초저금리가 이어지고 주가가 폭등했던 2020년에 비해 주식시장이 다소 정체되면서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중이 큰 확정급여형의 지난해 연간수익률은 1.52%, 실적배당형 상품이 상대적으로 많은 확정기여형과 개인형퇴직연금의 수익률은 각각 2.49%, 3%였다.
금융감독원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운용·자산관리수수료 등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인 ‘총비용부담률’은 지난해 0.417%로 전년보다 0.005%포인트 낮아졌다. 총비용부담률은 은행(0.464%), 금융투자(0.387%), 생명보험(0.379%), 손해보험(0.292%) 순으로 높았다.
퇴직연금 적립금의 대부분은 원리금보장형(86.4%)이 차지하고 있지만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할 수 있는 실적배당형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실적배당형 비중은 2017년 말 8.4%에서 지난해 13.6%까지 늘었다.
지난해 퇴직연금을 수령하기 시작한 계좌(39만7270개) 가운데 95.7%는 일시금으로 받았으며 평균 수령액은 1615만원이었다. 금감원은 “퇴직연금 수령자가 일시금을 선호한다기보다 수급 개시 시점에 적립금 규모가 작아서 일시금 선택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금형태로 받기 시작한 계좌(1만64984개)의 평균 수령액은 1억8858만원이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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