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우리은행, 600억 사라질 동안 감사하는 회계법인은 왜 몰랐나

등록 2022-04-29 15:11수정 2022-04-29 16:30

서류위조로 10년간 속여…확인도 안해
허술한 내부통제·외부감시제도 도마에
금감원장 “회계법인도 감리 검토”
28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600억원대 횡령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수년간 알아차리지 못한 우리은행의 허술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우리은행의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책임론도 일고 있다. 우리은행 횡령 사건을 검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은 회계법인 감리 착수도 검토할 방침이다.

29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리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제도에 어떤 허점이 있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근본적인 문제를 조사하고, 제도 개선 사항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우리은행 사업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냈던 회계법인에 대해서도 “회계법인은 감사를 할 때 재고자산이 존재하는지 꼭 봐야 한다. 어떤 연유로 감사가 잘 안됐는지도 조사해야 하며 회계법인 감리 착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외부감사인은 2004년부터 2019년까지는 안진회계법인이, 2020년부터는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ㄱ씨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5215만원을 개인 계좌로 빼냈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과 관련해 정부가 이란 기업에 돌려줘야 할 계약금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정부는 미국의 이란 제재로 국제송금을 하지 못하다가 올해 초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특별 허가서를 발급하면서 계약금 지불이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정부가 예치해놓은 계약금 반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횡령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 27일 ㄱ씨를 고발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ㄱ씨가 서류를 위조해 회사를 속여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회사 내부나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은 지난 10년간 ㄱ씨가 위조한 서류만 믿고 실제 돈이 보관돼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금융회사에서 횡령사고는 가끔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600억원대라는 거액의 범죄가 일어난 건 이례적이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금전사고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은행권 횡령사건은 16건으로 횡령액은 총 67억6천만원이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는 내부통제기준에 담겨야 할 구체적 내용이나 내부통제기준을 위반했을 때 제재 조항도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내부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은행장이나 경영진에게 책임을 묻는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법 개정안을 조속히 국회가 심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117년 만의 폭설’ …수도권 전철 추가 운행 1.

‘117년 만의 폭설’ …수도권 전철 추가 운행

삼성전자 인사 쇄신은 없었다 2.

삼성전자 인사 쇄신은 없었다

6조원 넘는 롯데월드타워 담보 잡힌다…롯데, 롯데케미칼 구하기 3.

6조원 넘는 롯데월드타워 담보 잡힌다…롯데, 롯데케미칼 구하기

분당 등 재건축 선도지구 3만6천가구 이주 대책 없어…‘전세대란’ 우려 4.

분당 등 재건축 선도지구 3만6천가구 이주 대책 없어…‘전세대란’ 우려

비트코인, 사흘새 9% 급락…‘최다 보유’ MSTR 공매도 영향인 듯 5.

비트코인, 사흘새 9% 급락…‘최다 보유’ MSTR 공매도 영향인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