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며 1355원 턱밑까지 치솟았다. 원화 약세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도 2%대 하락하며 크게 출렁였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7.3원 오른 1354.9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28일(1356.8원) 이후 13년4개월 만에 가장 높다. 지난 29일 하루 큰 오름폭(19.1원)을 기록한 데 이어 환율 변동성이 연일 이어지는 모습이다. 환율은 이날 1342.0원으로 출발했으나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탔다. 오전에 1350원을 돌파한 뒤 오후에도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오름폭을 키웠다. 오후 한때는 1355.1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8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환율을 밀어올렸을 것으로 시장은 분석한다. 외환당국도 최근 원화 약세의 원인 중 하나로 ‘무역수지 적자 지속’을 꼽고 있다. 무역수지가 적자 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달러자금 수급 불안이 커지는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지수인 ‘달러 인덱스’가 오르면서 요즘 환율이 큰 상승폭을 보인다는 얘기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오전 6시(한국시각)까지 108대 후반에서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외환시장이 개장한 오전 9시부터 다시 오르며 109를 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이 다시 도시 봉쇄에 나서고 유럽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달러 강세가 거세지고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환율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풀이했다.
주식시장도 타격을 입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56.44(2.28%) 떨어진 2415.61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788.32로 18.72(2.32%) 하락했다. 무역수지 적자와 원화 약세,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된 영향으로 시장은 풀이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