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연 5% 선에 근접했다.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저축은행 예금 금리는 이미 5% 중반대까지 치솟았다. 연말까지 한 차례 더 남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또 한번 ‘빅스텝’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더해지며 예금 금리가 연일 뛰고 있다.
16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과 은행별 누리집에서 판매중인 예금상품을 보면 19개 시중은행 중 8곳에서 만기 12개월짜리 정기예금 상품에 연 4% 중후반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 연 4.70%로 최고 수준 금리를 제공하고 있고,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이 연 4.65%로 뒤를 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도 연 4.60%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이틀 뒤인 지난 14일 대표 예금금리를 최대 0.65%포인트 인상해, ‘하나의 정기예금’ 만기 12개월 금리를 기존 연 4.15%에서 4.60%까지 올렸다. 20일부터는 예·적금 등 29개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95%포인트 올린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의 대표 정기예금인 ‘NH올원e예금’도 연 4.30%이던 12개월 이상∼24개월 미만 금리가 4.60%로 올랐다. 14일부터 예금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올린 결과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부터 19개 예금과 27개 적금 금리를 최대 1.00%포인트 올렸는데, 신규 고객만 가입할 수 있는 ‘우리 첫거래 우대 정기예금’ 금리는 연 3.80%에서 4.80%로 큰폭으로 올랐다. 케이비(KB)국민은행도 이번주 중 수신상품 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저축은행 금리는 이미 연 5% 중반대를 달리고 있다. 16일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비교 공시된 예금 금리를 보면 1년 만기 금리가 5%를 넘기는 상품만 62개에 달했다. 더블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이 연 5.60%로 최고 금리를 제공하고, 디비(DB)저축은행과 에이치비(HB)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회전예금 상품이 연 5.50%로 뒤를 이었다.
은행권에서는 다음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한차례 더 ‘빅스텝’이 이뤄지면 예금 금리가 5% 선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입한지 3개월이 안 된 예금이 있다면 추가 인상을 기다렸다가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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