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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회사채 시장 얼어붙자…금융위, 채권시장 안정펀드 재가동 검토

등록 2022-10-16 16:56수정 2022-10-17 02:48

금융위, 빅스텝에 금융시장 안정화 조처
회사채 자금조달 사정 악화 일로
김주현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채권시장 안정펀드 재가동을 검토하고 있다.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으로 기업 자금조달 시장이 얼어붙자 회사채 시장 안정화 조처에 나서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20년에 조성한 채권시장 안정펀드(채안펀드) 잔액으로 우선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매입을 재개하고, 동시에 추가 채안펀드 조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안펀드는 채권시장이 경색돼 자금난을 겪는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펀드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 2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채권 시장에 불안 심리가 확산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조처를 취한 것이다. 산업은행과 금융업권 등 금융회사 84곳이 20조원을 출자해 펀드를 조성, 회사채나 우량기업 기업어음, 금융채 등을 사들여 시장을 안정화하는 방식이다. 당시 투자의사결정기구인 투자리스크관리위원회가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 그에 맞춰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캐피털콜)으로 3조원 가량을 모집, 투자를 집행했다. 현재 1조6천억원이 남아있다. 금융위는 이 여유 재원으로 우량 회사채 매입을 우선 재개하고, 추가로 출자받는 재약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10조원 규모의 채안펀드를 조성하고 캐피털콜 방식으로 5조원 정도를 집행한 바 있다.

회사채 시장은 최근 빠르게 얼어붙으면서 발행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가 11일 발표한 ‘9월 장외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액은 6월 7조8692억원, 7월 6조4002억원으로 감소하다 9월에는 전월 대비 1000억원 감소한 5조3000억원으로 더 줄었다.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제외한 회사채 순발행액(월간)은 지난 1월 3조3137억원에서 꾸준히 줄어 9월 6291억원까지 대폭 감소했다. 8월 순발행(3천억원)에서 9월 순상환(6천억원)으로 전환했는데, 발행시장이 위축되자 기존에 진 빚을 갚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뜻이다. 대신에 투자·시설·운전자금 조달은 간접조달(은행 대출)을 주로 활용하는 중이다.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의 회사채 조달금리도 5%대까지 치솟는 등 우량채까지 고전하고 있다. 신용등급 AA급인 씨제이(CJ)제일제당의 3년 만기 회사채 발행금리는 지난 4일 연 5.08%에 달했다. 지난 1월 이 회사채 발행금리는 연 2.71%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도 이달 내 재가동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3월 당시 10조7천억원 규모의 증안펀드를 조성했지만, 주가가 상승해 집행은 하지 않은 바 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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