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원-달러 환율이 19.1원 내린 1299.7원으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4개월여 만에 1300원 아래로 내려갔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9.10원(-1.45%) 내린 1299.7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환율은 1301.0원에 출발한 뒤 곧바로 1300원 아래로 내려가 24.2원 내린 1294.6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3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5일(1298.3원)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환율은 장중에 1307.8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3시 무렵부터 1300원 안팎에서 수입업체의 결제수요 및 저점 매수세력의 달러 매수와 수출업체의 보유 달러 매도(네고물량 출회)가 팽팽한 신경전을 펼친 끝에 1299.70원에 마감했다. 연중 고점(10월25일 장중 1444.2원)에 비하면 144.5원(-10.0%) 떨어졌다.
이날 원-달러 및 국외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 가치) 지표는 12월 정책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에 환호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0일(이하 현지시각)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정책금리가 인플레이션을 제약할 수준에 근접했고, 금리인상 속도를 합리적으로 완화할 시점이 빠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며 오는 14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이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통화긴축 속도 조절의 구체적 시기를 특정해 달러 강세 추세를 상실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날 밤 107.067까지 올랐던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105.420으로 대폭 하락했다. 김승혁 엔에이치(NH)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12월 속도조절 언급에 미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며 “이날 발표된 연준 베이지북(각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경기 현황 보고서)에 나타난 성장 정체 및 경기 둔화, 노동시장 냉각 분석도 달러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초부터 달러인덱스 등락폭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여온 원화 환율은 지난 11월11일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정점 통과’ 소식에 1318.4원(종가, 전일 대비 -59.10원)까지 내려간 이후로 다시 달러 가치 변동폭과 비슷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