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과 자금경색 현상이 맞물리면서 장기 상승세를 유지하던 ‘단기자금시장 척도’ 기업어음(CP·91일물) 금리가 전일 대비 하락했다. 기업의 단기 자금조달에 다소 숨통이 트인 셈이다. 기업어음 금리 하락은 2021년 4월16일(연 0.97%) 이후 처음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금리 지표를 보면, 91일물 기업어음 금리(최총호가수익률)는 연 5.53%로 전일 대비 1bp(0.01%포인트) 내렸다.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7거래일 동안 매일 연 5.54%를 유지하며 향후 방향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인 끝에 이날 결국 ‘하락’을 기록했다. 기업어음 금리는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기업 자금경색 심화에 올해 1월3일(1.55%) 이후 매일 상승해왔다. 연초에 비해 4.0%포인트가량 오른 셈이다. 지난 7월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빅스텝’을 단행한 날에는 전일 연 2.38%에서 당일 2.76%로 0.38%포인트 폭등하기도 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금수요가 많은 연말을 앞두고 국내 자금경색 현상이 완화되는 시그널로 보인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전방적인 시중유동성 공급이 금융시장 내 불안감을 진정시키는데 일조하고, 원-달러 환율 안정 흐름에다가 우려했던 중국 신용리스크가 중국 당국의 코로나 정책전환에 힘입어 크게 안정된 것이 국내 자금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신용리스크 및 자금경색 현상을 보여주는 국내 기업 채권의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및 신용스프레드(국고채금리 대비 회사채 금리)는 11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기업어음 금리는 상승을 이어가면서 단기자금시장을 중심으로 자금경색 불안감이 있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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