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로봇플랫폼 벤처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89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의 지분투자 소식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가격제한폭 부근까지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일 시설·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589억8208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로 신주 발행된 보통주 194만200주(액면가 500원, 발행가 3만400원)를 모두 삼성전자가 인수한다. 삼성전자의 로봇기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의 로봇산업 진출 기대감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7.45%(8950원) 오른 4만1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거래량은 1247만주로, 삼성전자 거래량(1348만주)에 육박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 이족보행 로봇 ‘휴보(HUBO)’를 개발한 카이스트(KAIST) 휴머노이드 로봇연구센터팀이 2011년에 분사해 창업한 기업(임직원 65명)으로 2021년 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지난해 9월말 현재 발행주식은 보통주 1684만주, 자본금 82억원, 자산총계 666억원이고 지난해 1~9월 매출액은 104억원이다. 국제적인 로봇공학자이자 ‘휴보 아빠’로 불리는 오준호(68)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석좌교수(레인보우로보틱스 최고기술책임자)가 창업자이자 대주주(지분 20.98%, 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40.61%)다.
증권분석업체인 한국금융분석원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족 및 4족 보행 인간형 로봇 및 협동로봇, 군사용 로봇 등 종합 로봇플랫폼 전문기업으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 부문에서 혼다의 아시모,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기업들은 로봇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로봇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020년 말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약 1조원에 인수했고,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주요 글로벌 생산기지에 2030년까지 무인공장 도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키움증권은 “산업자동화 공정에 협동로봇 활용이 늘어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의 국내외 매출 성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엘지(LG)전자·현대로보틱스와 협동로봇 기술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고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미래에셋증권은 상장 당시 한국거래소에 제출한 상장 주선 서류에 “삼성전자는 포스트 가전으로 로봇 분야를 선정하고, 가정에서 활용되는 로봇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레인보우로보틱스의 핵심 부품 기술을 활용하고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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