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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SM 경영권 분쟁, 카카오가 쥔 ‘열쇠’는?

등록 2023-02-08 18:16수정 2023-02-08 20:36

방어 나선 최대주주 이수만
‘경영권프리미엄 받아낼 수 있을까’ 촉각
8일 SM 주가, 전일대비 9.54% 급등 9만8700원
이수만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수만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카오가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한 신생 사모펀드와 손잡고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2대 주주로 올라설 예정이어서 에스엠 경영권 분쟁이 시장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펀드 설립 2년에 불과한 주주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과 카카오 및 현 에스엠 경영진이 우호주주까지 포함한 ‘범 경영진’ 진영을 구성해, 최대주주 이수만 진영(컴투스 포함)을 상대로 3월 주총에서 표대결을 펼치는 구도가 벌어질 공산이 커졌다.

카카오는 7일 공시를 통해 에스엠의 지분 9.05%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선다고 밝혔다. 앞서 에스엠 이사회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 123만주(취득금액 1119억원, 납입일 3월6일)와 전환사채 114만주(보통주 전환·취득금액 1052억원)를 카카오가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 경우 이수만씨의 지분율은 현재 18.46%에서 16.78%로 줄어드는데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씨는 즉각 “(내가 배제된 상태에서)에스엠 이사회가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는 위법 행위를 했다”며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에스엠 지분 1.1%(지난해 9월말 기준)를 보유한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부터 에스엠에 대해 주주제안 형식으로 이사회 투명성 강화와 비핵심자산 매각, 주주가치 제고를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에스엠 주주행동주의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펼쳐왔다. 결국 에스엠은 1년 만인 지난 1월20일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안한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전격 수용해,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를 이사회 멤버(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시키는 등의 12개 사항에 합의했다. 기나긴 분쟁에 마침표가 찍히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 등 현 경영진과 얼라인파트너스 사이의 이 합의 과정에서 이수만씨는 논의에서 배제되면서 일이 다시 꼬이게 됐다. 현 경영진이 이씨로부터 등을 돌리는 기류 속에 지난 3일 유튜브에 업로드된 ‘SM 3.0’ 비전에는 ‘최대주주 이수만씨가 없는 에스엠’의 미래 청사진이 그려졌다.

이번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인수도 ‘범 경영진’(얼라인파트너스+현 경영진+우호주주세력) 진영이 카카오를 이수만씨쪽으로부터 이탈시켜 자신들의 협력 파트너로 동참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는 백기사 동원전략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여러 번 공개해 왔는데, 카카오가 이씨의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할 대상자로 시장에서 줄곧 언급돼 왔다. 이씨와 협력할 것으로 점쳐졌던 카카오가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에스엠 경영진+얼라인’ 편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씨로서는 경영권 매각 구상이 틀어지고만 셈이다.

엔에치치(NH)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이번 에스엠 지분 인수는 시장이 예상했던 최대주주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인수 방식이 아니다. 현재 이수만씨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잃은 상태인 만큼, 향후 카카오가 이수만씨 지분을 추가 인수하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에스엠 지분을 모아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씨로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대한 보장해주는 투자자에게 자신의 지분을 매각하는 게 목표다. 하지만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고 카카오가 2대 주주가 되면 경영권 행사가 어려워져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하나증권은 “경영권 지분경쟁이 일어나면서 에스엠 주가가 뛰면 역설적으로 이씨의 보유 지분 가치가 크게 상승하겠지만 경영권이 사라지면 단순 지분매각이 되므로 이씨가 받아낼 수 있는 경영권 프리미엄은 급격하게 축소될 것”이라며 “3월 주총에서 경영권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거라며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유상증자·전환사채발행이 무산돼 양쪽 진영이 지분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기각되면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예상된다”고 했다. 표 대결 결과는 현 경영진 측(29%+얼라인파트너스 우호지분+카카오+소액주주)이 이씨쪽(컴투스 우호지분 4.2%를 포함한 22.5%)을 제압하고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카카오가 얼라인파트너스와 손잡고 등장하는 구도가 펼쳐지면서 이씨로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이다.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Align Partners)이 갖고 있는 에스엠 지분율은 1.1%(지난해 9월말)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글로벌 사모펀드운용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코리아와 골드만삭스증권 서울지점을 거친 이창환(36)씨가 대표이사로, 지난 2021년 1월에 설립(지난해 9월 현재 운용자산 총 90억5천만원, 임직원 11명)됐다. 현재 케이비(KB)금융과 제이비(JB)금융지주 등 7개 금융지주사 지분 0.5% 안팎을 보유하며 은행주 주주행동 캠페인(주주환원정책 요구)도 벌이고 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대비 9.54% 급등한 9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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