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민연금공단 종로중구지사 입구에 ‘국민을 든든하게 연금을 튼튼하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로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수익률이 -8.2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일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890조5천억원으로, 연간 수익률은 -8.22%, 평가손실금은 79조6천억원(잠정 집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투자운용 수익률 -8.22%는 1988년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0.18%로 사상 첫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2018년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약세 속에 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0.92%)로 떨어진 바 있다. 지난해가 역대 세 번째 마이너스 수익률인데, 손실 폭은 가장 컸다.
연금기금 적립금은 90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2.76%, 해외주식 -12.34%, 국내채권 -5.56%, 해외채권 -4.91%, 대체투자(부동산·인프라 자산 등) 8.94%로 잠정 집계됐다.
기금운용본부는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이 반대로 움직이지만, 지난해에는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는 기현상을 보였다”며 “주식·채권이 동시에 대폭 하락한 것은 해외시장은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국내에선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 2022년 투자수익률 지표. 국민연금기금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해외 주요 연기금과 비교하면 지난해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는 입장이다. 주요 해외 연기금의 지난해 평균수익률은 일본 -4.8%, 캐나다 -5.0%, 노르웨이 -14.1%, 네덜란드 -17.6%다. 자산운용 성과를 금액가중 수익률이 아니라 투자기간별 수익률(시간가중)을 고려해 벤치마크수익률(BM·시장 전체 평균 수익률)과 비교해도 초과 성과를 냈다고 국민연금은 설명했다. 지난해 자산군별로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률은 국내주식 0.47%포인트, 해외주식 0.15%포인트, 국내채권 0.04%포인트, 해외채권 0.88%포인트씩 초과 성과를 냈다.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기금이 공시하는 수익률은 실현된 손실보다는 평가손실이 대부분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올해 들어 진정세를 보이며 주식·채권 등을 포함한 국민연금 전체 수익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올해 2월 중 국민연금 기금의 금융부문 수익률은 5% 안팎(잠정)을 기록해 총 적립금이 930조원대를 회복했다는 것이다. 2월 중 자산별 수익률은 국내 및 해외주식이 각각 9% 안팎, 국내채권이 1% 안팎, 해외채권이 4% 안팎 등이다. 국민연금 기금 설립 이래 누적 연환산 수익률은 5.11%로, 지난해 손실을 반영해도 최근 5년간 총 151조원의 운용 수익을 거뒀다는 것이 국민연금 쪽 설명이다.
조계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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