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토스 등 핀테크 업체들이 1∼2년 전 출시한 후불결제(BNPL) 서비스 연체율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시범사업을 벌이는 단계인 만큼 향후 정식 인가를 얻으려면 연체율 관리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에서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3사의 연체율이 모두 지난해 말 대비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71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파이낸셜의 경우 3월 말 기준 연체율이 2.7%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 말(1.26%)과 지난해 말(2.14%) 대비 모두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의 연체율은 5%로 지난해 말(3.48%) 대비 1.52%포인트 급등했다. 토스 후불결제는 192만명이 이용 중이다. 지난해 1월 서비스를 내놓은 카카오페이 연체율도 0.51%로 지난해 말(0.09%) 대비 5배 이상 뛰었다. 3사의 누적 가입자수는 3월 말 기준 266만3557명이며, 이용 금액(총 채권)은 약 445억3600만원, 연체 채권은 19억3790만원이다.
후불결제는 신용거래 내역이 적어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대학생 등 신파일러도 간편결제 업체를 통해 먼저 물건을 산 뒤 다음 달 지정한 결제일에 대금을 치를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단기 대출 서비스다. 네이버페이와 토스는 월 최대 30만원까지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모두 이용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15만원까지 교통요금을 후불 결제할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시범 사업 단계여서 결제 대금을 연체해도 신용 등급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후불결제 서비스 이용이 중단될 수 있다. 향후 후불결제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를 넘어 정식 승인을 얻으려면, 연체율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불결제가 활성화된 미국도 연체율 급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는 지난해 7월 미국의 주요 후불결제 사업자 연체율이 수개월 동안 2배 이상 급등했다고 경고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지난 3월 내놓은 후불결제 사용 행태에 대한 보고서에서, 후불결제 이용자가 비이용자보다 채무가 많고, 이미 다른 금융기관에서 연체 이력이 있으며 신용등급이 더 낮은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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