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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한전 적자에 HMM 매각마저 먹구름…산은 건전성 노란불?

등록 2023-08-24 06:00수정 2023-08-24 09:00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모습. 연합뉴스

산업은행의 건전성을 둘러싼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산은의 최근 자본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아슬아슬하게 웃돌고 있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 적자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산은은 에이치엠엠(HMM) 매각 과정에서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 또한 성사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산업은행의 ‘바젤3 공시’ 보고서를 보면, 산업은행의 올해 1분기 말 총자본비율은 13.11%다. 바젤3 규제를 적용받는 국내 은행 중에서 가장 낮다. 지난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그리면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최저치 13%에 근접한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공식 규제비율인 10.5%는 넉넉하게 웃돌고 있지만, 산업은행 안팎에서는 13%를 실질적 마지노선으로 본다. 13% 밑으로 떨어지면 시장 평판이 나빠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자본비율은 은행의 자기자본을 대출 같은 위험자산으로 나눈 지표다.

산은 자본비율의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요인 중 하나는 한전의 실적이다. 한전 적자는 최대주주(지분 32.9%)인 산은의 재무제표에도 반영돼 자본을 깎아먹는다. 산은은 한전의 손실 1조원이 산은의 자본비율 0.06%포인트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해왔다. 이 계산대로라면 한전이 올해 2분기에 기록한 당기순손실 1조9044억원은 산은 자본비율을 0.1%포인트 넘게 끌어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한전이 3분기에 ‘반짝’ 흑자전환했다가 4분기에 다시 적자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안갯속에 휩싸인 국제유가 전망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유가가 오를수록 한전 실적은 그만큼 악화하는 탓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에 배럴당 6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는 8월 들어 다시 8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며칠간은 중국발 경기 악화 우려로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원유 감산이나 미국 경기 선방 등의 상방 압력을 고려하면 추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도 지켜봐야 할 요인 중 하나다. 산업은행은 2020년 총 5천억원을 들여 한진칼 주식 706만2146주를 샀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을 지원해준다는 취지였다. 이후 한진칼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산은 재무제표에 반영된 한진칼 주식 장부가액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3500억원까지 줄었다. 시장에서는 인수합병 무산 여부가 확실해지면 한진칼 주가가 더욱 요동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오션 여신 재분류는 자본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다. 앞서 산은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에 빌려준 돈을 요주의 여신에서 정상 여신으로 재분류할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의 인수로 인해 건전성이 개선됐다는 논리다. 이렇게 재분류할 경우 그동안 쌓아뒀던 관련 충당금 1조6천억원을 환입할 수 있게 된다. 자본이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산은 내부에서는 에이치엠엠 매각에 거는 기대도 크다. 매각 대상에 오른 보통주 약 4억주 중에서 산은이 직접 보유한 건 2억여주다. 이 중 1억주는 산은이 오는 10월 주식으로 바꿀 계획인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로, 모두 전환가액이 5천원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수조원대 시세차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에이치엠엠 주가는 최근 1만7천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에이치엠엠 매각이 산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의 자금력이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쪽 물량까지 합치면 올해 10월 새로 출하되는 보통주가 2억주에 다다른다는 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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