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마저…고금리에 연체율 급등

등록 2023-10-11 06:00수정 2023-10-11 07:31

정책 상품도 이자 못 내는 청년 급증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고금리가 지속되며 정부가 청년 주거 안정으로 내놓은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에서도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출시 초기에 견줘 대출 금리가 2%포인트가량 오른 탓에 청년들이 불어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청년 대신 은행에 빚을 갚아준 ‘대위변제율’도 올해 들어 빠르게 오르고 있다.

10일 한겨레가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요 은행에서 제출받은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자료를 보면, 주금공이 올해 들어 8월 말(8월25일)까지 이 대출 상품에 대해 대위변제한 금액은 987억원이다. 대위변제율은 전체 보증 잔액(9조6510억원)의 1.02%로 집계됐다. 대위변제는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은행에 돈을 갚아주는 것이다.

대위변제율은 2020년에는 0.04%에 불과했으나 2021년(0.12%)과 2022년(0.48%)에 상승세를 보이더니 올해 들어 1%대로 훌쩍 올라갔다. 연령별로 보면 올해 들어 19살 대위변제율은 24.87%에 이르렀다. 20대의 대위변제율은 0.86%, 30∼34살은 0.47%다. 주금공은 대위변제가 주로 청년들의 전·월세 대출 이자가 연체되면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실제 현장에서 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주요 6개 은행(케이비(KB)국민·신한·하나·우리·엔에이치(NH)농협·카카오뱅크)에서도 3년 사이 연체율이 크게 뛴 모습이다. 대출을 가장 많이 취급한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 2020년 6월 말 기준 0%였던 연체율이 올 6월 말 0.87%까지 높아졌다. 6월 말 기준 전체 연체율(0.52%)을 웃도는 수준이다. 케이비국민은행도 같은 시기 대출 연체율이 0.12%에서 1.15%까지 상승했다. 6월 말 기준 전체 연체율은 0.23%다.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은 정부가 지난 2019년 5월 내놓은 정책 상품이다. 19∼34살 청년 중 연소득이 7천만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당시 연 2.8% 안팎의 저리에 최대 7천만원을 대출해주는 게 뼈대였다. 이 상품은 출시 2년 만에 10만8천여명이 5조5천억원을 대출받아갈 만큼 인기가 좋았다. 비슷한 정책모기지 대비 나이나 소득 요건이 느슨한 데다가 대출 한도도 2억원으로 가장 높은 편이었기 때문이다.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무소득자도 최대 1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서 취업준비생이나 프리랜서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게다가 상품 출시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는 꾸준히 기준금리가 내리면서 대부분 변동금리로 취급된 이 상품 대출 금리가 2% 안팎의 낮은 수준으로 유지된 영향도 컸다.

문제는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대출 금리가 급등하자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청년이 속출한 것이다. 이 대출을 고정금리로 받을 수 있는 곳은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두 곳뿐이다.

이는 비슷한 정책모기지인 청년전용 버팀목 전세대출이 변동금리이긴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금리를 결정해 고시하는 터라 변동이 거의 없어 사실상 고정금리처럼 이용 가능한 것과 대비된다.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금리(변동 기준)는 10일 기준 연 3.645∼5.04%로 상품 출시와 비교해 크게 높아졌지만, 버팀목 대출 금리는 2020년 5월 연 1.8∼2.4%였던 금리가 지난 8월30일 한차례 인상돼 소득 수준에 따라 연 1.8∼2.7%로 높아졌을 뿐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한화는 왜 매년 100억짜리 불꽃을 쏠까 1.

한화는 왜 매년 100억짜리 불꽃을 쏠까

5만원 두 장 붙은 지폐 판매…일련번호 빠른 900세트는 경매로 2.

5만원 두 장 붙은 지폐 판매…일련번호 빠른 900세트는 경매로

숙명여대,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교수 5명 선정 3.

숙명여대, 세계 상위 2% 연구자에 교수 5명 선정

‘쌀먹’ ‘가챠’로 망가지는 ‘게임 왕국’ 대한민국 4.

‘쌀먹’ ‘가챠’로 망가지는 ‘게임 왕국’ 대한민국

앞으로의 모든 경제는 환율 이야기다 5.

앞으로의 모든 경제는 환율 이야기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