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계속되고 미국의 국채금리가 5% 턱밑까지 오르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증시가 파랗게 질렸다.
1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90%(46.80) 하락한 2415.80으로 장을 마쳤다. 장중 2%대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3.07%(24.85) 급락한 784.04로 마감하면서 이달 10일 이후 7거래일 만에 8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모두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0.99%), 기아(0.24%)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떨어졌고, 테슬라의 3분기 순이익이 예상치보다 낮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것으로 나오면서 에코프로비엠(-4.01%) 등 2차전지 관련주의 낙폭이 컸다.
이날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91% 하락했고, 중국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4% 떨어진 3005.39로 연저점을 기록했다.
주가 하락을 이끈 것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따른 중동 불안감 고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등 미국의 중재 시도에도 긴장이 계속되며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중동 정세 불안과 함께 지난달 소매 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등 탄탄한 경제지표에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도 짙어졌다. 이에 글로벌 채권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4.91%로 치솟았다. 미국 증시는 나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다우존스 등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이런 대외 요인의 영향력 속에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과가 시장에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인식된 것도 추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75%포인트 오른 연 4.362%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금리 오름세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 속에 재정적자에 따른 미 국채 발행 물량 증가 우려가 더 크게 작용했다”며 “높은 미국 국채 금리의 영향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국고채 금리의 유의미한 하락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