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불공정 거래 의혹과 관련해 시세 조종 혐의를 받는 윤모씨와 이모씨가 10월2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7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던 영풍제지의 주가가 3일 오전 10%가 넘게 오르고 있다. 거래 1시간만에 벌써 1억주 넘는 거래량이 발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영풍제지의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15% 넘게 오르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불공정거래 혐의가 불거지며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영풍제지는 지난달 26일 거래 재개 후 이달 2일까지 연속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거래 정지 전 10월18일을 포함하면 7거래일 연속으로, 2015년 거래소의 가격제한 폭 확대 조치 이후 최장 연속 하한가다.
주가가 오르는 데는 개인 매수세가 몰린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영풍제지를 147억2056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연기금 등이 순매도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고, 외국인 순매수 규모(3억389만원)와 비교해도 압도적인 매수세다. 여기에 하한가가 끝난 것이 확인되면서 3일에는 개장 후 1시간 만에 약 1억주의 거래량이 발생했다. 전날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하루 거래량이 3억7746만주였던 것을 고려하면, 개별 한 종목에서 거래 1시간만에 1억주 돌파는 상당한 규모다.
하한가는 끝났지만 영풍제지와 관련한 금융사 손실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영풍제지 하한가로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던 키움증권의 경우 4천억원 상당의 손실이 예상된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영풍제지가 거래 재개 후 5거래일 연속 하한가로 가면 키움증권에 3900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풍제지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내줬던 은행도 손실 위기다.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올해 5월에 영풍제지 주식 166만6667주를 담보로 대양금속에 100억원을 대출해줬다. 1주당 6천원을 담보로 한 셈인데 연속 하한가로 주가가 6천원 이하로 떨어지면서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구은행 역시 지난 9월 3번에 걸쳐 영풍제지 주식 1112만5천주를 담보로 340억원을 대출해줬는데 전체 담보가치로 따지면 1주당 3천원선이다. 3일 하한가가 멈추고 주가가 4천원대에서 오르면서 대구은행은 일단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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