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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30조 ‘부동산 PF’ 브릿지론, 만기연장 버티기…내년에 터질라

등록 2023-12-06 15:38수정 2023-12-07 02:34

신평사, 내년부터 본격 정리 전망
고금리 길어지면 30~50% 손실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국내 금융업의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 부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신용평가사의 전망이 나왔다. 고금리 시절이 길어지는 가운데 만기연장으로 그동안 버텨온 30조원 규모 브릿지론의 경우 많게는 절반가량이 최종 손실 처리될 거라는 추산도 나온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6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에스앤피(S&P)와 나이스신용평가 공동 세미나(‘부채의 무게’)에서 “브릿지론에 대출을 내어 준 금융사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고금리가 길어질 경우 브릿지론의 30∼50%는 최종 손실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개발사업 과정에서 토지 매입 등 초기 단계에 필요한 자금을 대는 대출을 말한다. 다음 단계인 본피에프와 비교해 예상 수익이 많지만 그만큼 위험도 크다. 이 본부장은 “기준금리 조기 인하와 부동산시장 회복을 전제로 브릿지론의 만기가 연장돼 왔는데 기대가 무산됐다”며 “토지 비용을 낮추지 않으면 사업성 확보가 불가능해, 브릿지론 토지의 경매·공매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피에프 대출 잔액은 133조1천억원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4월부터 피에프 대주단 협약을 가동해 만기연장을 유도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국내 전체 금융권에서 약 30조원 규모의 브릿지론이 만기연장으로 버티고 있으며, 이를 본피에프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60조원 상당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피에프 부실은 사업성이 떨어지는 비수도권 지역이나 중·후순위 대출이 많은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전체 금융업권 가운데서는 증권·캐피탈·부동산신탁·저축은행 등이 상대적으로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내다봤다.

이날 세미나에서 김대현 에스앤피 상무는 “증권업과 저축은행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판단한다”며 “대형 증권사나 은행 계열사인 증권사는 잠재적 리스크로부터 잘 대처해나갈 수 있지만 피에프 익스포저가 큰 중소형 회사는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피에프 관련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는 중소형 증권사인 다올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려잡았고,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도 엠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최근 하향 조정했다.

다만 부실이 한꺼번에 손실을 확정하면 전체 경제에 충격이 될 수 있는 만큼 당국이 최대한 연착륙을 유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올해와 같은 방식(만기연장 등 위험 이연)으로 내년까지 더 끌고 갈 수 없다고 본다. 사업성이 도저히 안 나오는 사업장은 부실을 터뜨려야 한다”면서도 “사업성이 아주 낮은 사업장부터 단계적으로 터질 것이고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으로 생각한다. 손실이 나올 수 있지만 경착륙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정부가 핸들링(감당)할 수 있는 수준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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