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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저금리 파티’ 계산서 줄줄이…올해 회사채 만기 46.5조 사상 최대

등록 2024-01-18 17:13

금리 올라 새 채권 발행 비용 급증
건설 등 취약업종은 차환 못할수도
클립아트코리아

연내 회사채 만기가 사상 최대인 46조5천억원이 도래한다. 2019∼2021년 저금리 때 발행했던 채권의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는 것이다. 기업들이 새 채권을 발행해 ‘차환’에 성공하더라도 이전보다 높아진 금리로 비용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설업 등 취약업종은 새 채권 발행마저 여의치 않을 수 있다. 연내 만기도래액의 13.7%는 재무건전성 취약기업 분이다.

18일 한국은행의 ‘2024년 회사채 만기도래 현황 및 영향 점검’ 보고서를 보면, 올해 중 회사채(일반기업 공모 기준) 만기 도래 규모는 46조5천억원이다. 2013∼2023년 장기 평균인 35조2천억원을 뛰어 넘는 규모다. 2019∼2021년 저금리로 연평균 44조원의 대규모 회사채가 발행됐던 것의 여파로 풀이된다. 통상 회사채 만기는 3∼5년이다. 만기는 상반기에 집중돼 있다. 전체의 61.5%인 28조6천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며, 1분기만 해도 14조3천억원의 만기가 닥친다.

기업들은 상환을 위해 새 채권을 발행해 갚는 차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급증하는 채권 공급량에 견줘 수요 심리가 얼어붙으면 비싼 이자를 얹어줘야 겨우 자금을 구하거나 아예 채권 발행에 실패할 수 있다. 다행히 연초 회사채 시장은 태영건설 사태에도 안정세다. 3년 만기 국고채와 회사채(무보증 AA-) 간의 금리 차이는 지난 17일 기준 0.75%포인트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때(1.78%포인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지표는 안전자산인 국고채보다 이자를 어느 정도 더 줘야 회사들이 자금을 구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차환에 성공한 기업들도 속속 나오는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는 오는 24일 총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이번 발행은 2021년 2월25일 발행해 다음 달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2500억원)를 갚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16일 진행한 수요 예측이 흥행하면서 차환은 순조로울 예정이다. 네이버는 민간채권 평가회사 평균금리(민평 금리) 기준 -30~+30bp(1bp=0.01%포인트) 구간을 제시했는데, 3년물은 민평금리 대비 -13bp, 5년물은 -21bp에서 물량을 채웠다. 시장이 평가하는 네이버 회사채 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려는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대신 2021년 때보다 네이버가 지급해야할 이자는 세배 남짓 비싸진다. 당시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연 1.237%였으나 현재 민평금리 평균은 연 3.848% 수준이다.

채권시장이 아직 안정세이나 양극화는 우려되는 지점이다. 비우량 기업은 사정이 다를 수 있어서다. 이들은 채권 발행이 미매각되거나 금리가 너무 높게 책정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단기 기업어음(CP)이나 은행대출 등으로 눈을 돌려야 할 수도 있다. 실제 연초 회사채 흥행도 주로 우량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올해 만기도래액의 34.0%(15조8천억원)는 비우량 기업(A등급 이하) 분이다. 그리고 전체의 13.7%(6조4천억원)는 재무건전성 취약기업(이자보상배율 3년 연속 1미만, 부채비율 200% 이상, 3연속 영업현금순유출 또는 유동비율 100% 미만 등)과 관련돼 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직격탄을 맞고 있는 건설, 부동산·임대 등과 연관된 기업들의 차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건설업 회사채 연내 만기도래 규모도 2조9천억원에 이른다.

전슬기 기자 sg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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