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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환율 연일 급락…‘날개없는 추락’ 이유는

등록 2006-04-06 18:11

5일 8년5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6일에도 5거래일째 급락세를 보이며 950원선마저 위협하고 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주식매수세를 우려한 수출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달러를 내다파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질 경우 920원대 하락도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원화가 엔화에 대해서 조차 초강세를 보이는 데는 투기성도 가미돼 있는 만큼 조만간 월초 수준으로 반등 가능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 원.달러 환율 닷새째 급락..공급 우위.달러 약세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3.80원 떨어진 95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5거래일간 22.60원 급락하며 8년반만에 최저치를 하루만에 경신했다.

최근 환율 하락세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주식매수세와 수출기업 네고 증가로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는 양상이다.

외환당국이 최근 사흘간 10억달러 규모의 개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좀처럼 달러 매도세를 다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5거래일간 외국인 주식순매수 규모가 1조3천억원(약 13억7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는데다 3대 조선업체의 수주분 57억달러 등으로 공급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 금리인상 종결 가능성에 따른 달러약세 분위기와 위안.달러 환율의 사상 최저치 경신 행진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원.엔도 8년래 최저..금리인상 우려.환투기도 가미

원.엔 환율도 급락세를 보이며 8년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엔은 전날보다 100엔당 6.89원 급락한 811.59원을 기록, 800원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원.엔이 급락세를 보인 것은 엔.달러의 하락폭 축소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하락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매파' 성향인 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의 취임으로 단기간내 콜금리 인상 전망이 높아진 점이 엔화에 대한 원화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

여기에 수출기업들이 투기성 매도에 나서고 있는 점 역시 원.엔 하락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수출기업들이 실제 수출대금보다 많이 선물환 매도를 한 뒤 일부를 되사기해 환차익을 노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31일 수출기업 선물환 매도 규모는 20억달러에 달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죄수의 딜레마'..920원대 하락 가능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매수심리가 너무 취약해 환율 하락세가 좀처럼 진정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말 외국인 주식배당금 역송금 수요 유입으로 환율이 오를 것이라는 당국의 전망을 믿고 기다리던 기업들이 더이상 당국에 기대지 않고 달러를 내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기업이 먼저 팔아 환율이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팔고보자는 `죄수의 딜레마' 심리가 재현되며 지난해 초와 같은 급락세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중은행 한 외환딜러는 "오늘만큼은 환율이 오를 줄 알고 달러를 샀던 은행이나 기업들이 죄다 손실을 입어 자율적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투기성 매도세까지 가세하고 있어 당국의 강력한 개입이나 엔.달러 급등이 없다면 원.달러 920원선 하락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엔 환율 역시 100엔당 800원선으로 밀릴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나, 추가하락은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외국인들이 최근 환율 급락과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에 나설 수 있는 데다 오버슈팅에 대한 시장 자율적 조정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일본과의 수출 경쟁력을 우려한 당국이 원.엔 800원선에서 방어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중소 수출기업 2천100곳이 수출을 포기한 상황을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엔.달러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을 경우 원.달러만 단독으로 10원 이상 더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원.엔 800원대는 충분히 지켜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당국의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당부의 목소리가 더 큰 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성 연구위원은 "원.달러 하락세가 약간 더 이어질 수 있으나, 이달중으로 970원선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주식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보유하고 있던 배당금도 함께 역송금하면 수출기업 매도세도 진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외환당국이 단기적으로 환율이 10~20원 떨어졌다고 해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해서는 안된다"며 "환율이 폭등하는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아니라면 시장 자율적 반등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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