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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믿고 따랐던 론스타에 깊은 배신감”

등록 2006-04-06 19:57수정 2006-04-06 23:38

외환은행 독자생존 비대위원 김창태씨
“국제금융 브랜드 이대로 사라져선 안돼”

“2003년에는 우리가 너무 순진해서 당했는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절대 투기자본에 휘둘려서는 안 됩니다.”

24년을 외환은행에서 근무한 김창태 본점 티에프티 관리팀장(사진)은 6일 “론스타에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외환은행 재매각을 졸속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부터 재매각 과정에 이르기까지 커지고 있는 의혹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을 포함한 외환은행 직원들은 지난 2003년 “선진 금융기법을 들여와 은행의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론스타의 약속을 믿고 환영하는 마음까지 품었다. 지난 2년 동안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경영진의 말에 따라 경영 정상화에 혼신의 힘을 다 쏟았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의 순익을 남겼다. 그러나 세금 한 푼 안 내고 4조5천억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시세차익을 챙겨 서둘러 나가려는 론스타의 ‘먹튀’ 행태에는 참을 수 없었다고 한다. 김 팀장은 지난 4일 외환은행의 본점 부서장과 지점장 300여명이 모여 구성한 ‘외환은행 독자생존을 위한 전국 부점장 비상대책위원회’에 운영위원으로 참여했다.

“나이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런 행동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보수적인 은행의 부장·지점장급 직원들이 이런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그는 “이번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다시는 투기자본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도록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며 “금융인이기 이전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기자본의 횡포를 막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안타깝게 여기는 또 한가지는 최근 진행 중인 외환은행 재매각의 결과로 외환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김 팀장은 “40년 동안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해온 브랜드의 가치와 영업력이 인수·합병으로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과 부장·지점장이 꾸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 즉각 중단 △국민은행 쪽의 실사요구 거부 △론스타 의혹 철저 규명 등을 촉구했다. 글·사진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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