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 우리나라 사람이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쓴 금액이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원화가치가 올라가고 해외여행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신용카드 해외 사용실적’을 보면, 1∼3월에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신용카드(직불카드 포함) 사용액은 10억4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사용액(7억9천만달러)보다 32.4% 증가했고,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 사용액(9억7600만달러)에 비해서도 7.2% 늘어난 것이다.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은 2004년 1분기에 6억2천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9분기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인당 신용카드 해외사용금액도 65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사용액 605달러보다 8.3% 늘었다.
한국은행 쪽은 신용카드 해외사용액이 급증한 이유로, “지난해 1분기에 평균 1022.5원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1분기 평균 977.5원으로 떨어진데다, 주5일 근무제와 겨울방학 등으로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1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27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2% 늘었다.
반면, 올해 1분기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은 140만명으로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들의 국내 신용카드 사용금액은 5억2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9% 줄었다.
한은 쪽은 “원화가치의 상승으로 일본인을 중심으로 관광객의 수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줄었는데, 특히 일본인 방문자 수는 14.3% 줄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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