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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국 오가는 ‘세계 돈줄’ 길목 장악

등록 2006-07-12 21:31

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 몰려 있다. 88층 규모의 국제금융센터(IFC) 건물이 오른쪽에 가장 높이 솟아 있다.
외국의 주요 금융기관들은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에 몰려 있다. 88층 규모의 국제금융센터(IFC) 건물이 오른쪽에 가장 높이 솟아 있다.
금융특집: 홍콩·싱가포르의 응전
홍콩과 싱가포르는 둘 다 작은 도시국가이지만 현재까지 아시아의 금융센터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중국 상하이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도시들의 도전으로 금융센터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자신들의 지위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홍콩

홍콩은 1997년 중국 반환 이후 그동안 누려왔던 아시아 금융센터 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었다. 그러나 그런 예상은 적어도 지금까지는 보기좋게 빗나갔다. 1930년대까지 아시아의 금융센터였던 상하이가 빠른 속도로 옛 영화를 되찾을 것으로 추측됐지만, 상하이 금융시장은 법과 제도의 미비 등으로 발전을 하지 못했다.

홍콩이 현재도 금융센터 지위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역설적이게도 중국 경제의 성장이 있었다. 최근 몇 해 동안 중국의 기업과 국영은행들이 대부분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했다. 이에 따라 세계의 주요 투자은행들도 홍콩에 지역본부를 유지하고 있다. 홍콩증권거래소의 헨리 로 수석부사장은 “외국인 투자가들은 중국 기업 사정을 가장 잘 아는 홍콩을 통해 중국 기업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들도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홍콩 증시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 덕에 홍콩 자본시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주식 시가총액은 1조550억달러로 전년보다 20%나 늘었다. 이는 상장기업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기업들 덕분이다.

홍콩 당국은 중국 중앙정부와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상하이와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홍콩의 지위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홍콩은 2003년 6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인 ‘경제동반자관계 강화 협정’(CEPA)을 체결했으며, 매년 이 협정의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홍콩의 외국자본 유치를 책임지는 인베스트홍콩의 프리실라 로 금융서비스부문 대표는 “협정에 의해 홍콩 금융기관의 중국 진출이 쉽게 됐고, 중국 기업들의 홍콩 증시 상장도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홍콩은 현재도 세계적 수준인 규제와 금융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 로 대표는 “규제를 국제기준에 맞게 계속 개선하고 있으며, 거래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은 또 아시아 부유층의 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속세를 폐지하는 등 자산운용업 시장을 확대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이 중국 비즈니스를 매개로 투자은행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이 발달했다면, 싱가포르는 자산운용업에 특화하는 전략으로 아시아 나라들의 ‘금융대전’에 대응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통적으로 외환거래시장과 원유를 포함한 상품거래소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지만, 최근에는 아시아 자산운용업의 허브로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이미 2004년에 한 연설에서 싱가포르를 ‘국제 투자자들의 아시아 시장 투자와 아시아 투자자들의 국제 시장 투자를 관리하는 금융센터’로 정의했다. ‘아시아의 스위스’가 되겠다는 것이다.

홍콩금융, 중국진출 편한데다
국제기준 맞게 규제 계속 개선
싱가포르는 자산운용업 특화

싱가포르가 여기에 주목하는 것은 아시아 국가들의 부가 급속도로 커짐에 따라 이에 대한 운용 서비스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싱가포르 자산운용 시장 규모는 2005년 2천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전년보다 20%나 급증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운용되는 자산 중 70%는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다. 인근 동남아시아 자금뿐만 아니라 유럽 자금도 들어오고 있는데, 이는 유럽 주요국들이 세금회피를 막기 위한 조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비에스(UBS)의 마르셀 크라이스 자산운용담당 전무는 “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면서 신흥 부유층이 매년 9%씩 늘고 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 부유층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싱가포르에 자산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에스비시(HSBC)의 톰 토빈 개인금융서비스 대표도 “싱가포르 금융시장은 법과 제도의 투명성, 다양한 금융상품, 우수한 인재 등의 강점을 갖고 있어 자산운용 센터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외국 금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막대한 정부 자금을 싱가포르투자청(GIC)을 통해 외국 금융기관들에 배분하고 있으며, 세금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또 카지노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 우수 인재 양성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상대적으로 협소한 동남아 시장을 무대로 하는데다,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 지역에서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싱가포르/박현 기자 hy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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