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한나라당 의원 지난해 경영지표 분석
“외환위기 뒤 2.7배 늘어 마진축소, 서민부담 줄여야”
“외환위기 뒤 2.7배 늘어 마진축소, 서민부담 줄여야”
국내 은행들이 1997년의 외환위기 이후 대출금리는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내리면서 예금금리는 3분의 1로 크게 줄여, 엄청난 이자수익을 올렸다고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이 4일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받은 은행 경영지표를 분석한 결과, “국내 은행(국책은행 제외)의 이자순수익은 환란 직전인 97년 7조8천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21조4천억원으로 2.7배로 불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저축성 예금상품의 금리는 11.32%에서 3.62%로 급락한 데 반해, 대출금리는 11.83%에서 5.59%로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작아, 상당한 예대마진 수익을 누린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다 최근 몇년 동안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예금은행의 대출금 추이를 보면, 94년 말에는 가계대출(36조8천억원)이 산업부문 대출(99조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305조5천억원으로 11년 동안 8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산업대출금(308조4천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의원은 이같은 요인들에 의해 97년 총 3조9천억원의 적자를 냈던 국내 은행들이 지난해에는 9조2천억원의 순익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8조원의 순익을 기록하는 등 99년 이후 매년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수익이 급증하면서 은행원의 임금 수준도 크게 높아져 지난해 11개 시중은행의 억대 연봉자는 모두 4914명으로, 전년(2430명)의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 은행의 경우, 98년 직원 평균연봉이 2982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705만원으로 인상률이 158%에 달했다. 이 의원은 “은행들이 일반서민을 상대로 손쉬운 돈장사를 해왔다”며 “금융감독당국이 과도한 예대마진을 축소하도록 지도해 서민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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