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금통위, 경기판단 내용 주목
7일 열리는 9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콜금리 동결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관심은 오히려 금통위 직후 공개될 ‘통화정책방향’을 통해 한국은행이 그동안 유지했던 경기판단 내용을 바꿀지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래 한은이 수차례 콜금리를 올렸음에도 정작 시장금리는 꾸준히 내려가는 ‘엇박자’ 행진이 멈출지도 관심거리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둔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는 이유를 들어 한결같이 콜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관건은 내년부터 소비자물가상승률 기준 3.0±0.5%를 물가안정목표로 정한 한은이 현재의 물가흐름을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달려 있다. 8월 중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9%를 기록했다. 장마 등 일시적 요인에 따라 상승폭이 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가지 변수는 담뱃값 인상 여부다. 올 정기국회에서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통과돼 담뱃값이 지금보다 500원 오를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2%포인트, 근원인플레이션은 0.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그간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입버릇처럼 강조해온 한은으로선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은의 더 큰 고민은 중장기 시장금리가 정책금리(콜금리)와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데 있다. 시장에서 통화정책의 약발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고 있는 셈이다. 올 초 5.08%였던 국고채(3년물) 유통수익률은 5일 현재 4.74%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콜금리가 1%포인트 인상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8일 콜금리를 다시 0.25%포인트 올린 이후에도 국고채(3년물) 유통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중앙은행이 콜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시장금리를 현 수준보다 끌어올려 경기과열을 억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이 점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은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것”이라 평했다. 시장에서는 경기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금리인상으로 받아들인게 아니라 오히려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감만 커졌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중장기 시장금리는 경기전망이 어두울 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뒤늦은 금리인상으로 효과만 반감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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